분양가 20∼30% 낮아질듯… 최장 10년간 전매제한

정순구 기자 , 김호경 기자

입력 2019-11-07 03:00 수정 2019-11-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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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Q&A

6일 서울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 영등포구 등 27개동이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의 궁금증을 질문-답변(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분양가상한제 언제부터 적용되나.


A. 정부 고시를 거쳐 이달 8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경우 내년 4월 28일 전까지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Q. 분양가는 어떻게 정해지나.


A. 대상 지역 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분양 시 지방자치단체장이 설치·운영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분양가 심의를 받는다. 심사위원회는 주택 관련 분야 교수, 주택 건설 및 관리 분야 전문직 종사자, 관계 공무원, 변호사 등 10명 이내로 구성된다.


Q. 기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심사할 때보다 분양가가 내려가나.


A.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는 택지비(감정평가금액+가산비)와 건축비(기본형 건축비+가산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더한 뒤 산정된 가격 이하로 일반분양가를 결정하게 된다. 토지 감정평가금액은 지자체장이 지정한 2개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에서 평가한 금액을 한국감정원이 다시 심의하는 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감정원이 정부 산하 기관인 만큼 토지 가격 평가 과정에 정부의 가격 억제 의지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공사비나 구조·건축품질 상승에 쓰인 비용 등이 포함되는 택지·건축비 가산비도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기대보다 낮은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기존 HUG의 분양가 심사를 거칠 때보다 일반분양가가 5∼10%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시세 기준으로는 20∼30% 낮아지는 수준이다.

Q.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재산권 행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제약받나.


A. 최장 10년 동안 전매가 제한되고 2, 3년의 실거주 의무도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전매 제한 기간은 일반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100% 이상이면 5년, 80∼100%면 8년, 80% 미만이면 10년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분양가상한제 대상 단지 대부분이 8년의 전매 제한 기간을 적용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주택에 5년 이내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토부는 시행령을 통해 2, 3년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규제 기간 내에 어쩔 수 없이 아파트를 처분해야 하는 경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반분양가와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이자를 합한 금액에 매입한다.


Q.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과 미적용 지역 어디에 청약하는 게 유리한가.


A.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는 주변 시세에 비해 낮은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에 청약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는 3.3m²당 3000만 원대에 일반분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값은 싸지만 그만큼 당첨될 확률은 확 떨어지는 것이다. 중장년층 등 청약 가점이 높은 수요자라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재개발·재건축 물량을 노릴 만하다. 가점이 낮은 젊은 층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나 미적용 지역 중에서 오를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적용 지역과 미적용 지역의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Q.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A. 내년 4월 28일 이전에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하면 된다. 개정 주택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행일로부터 6개월 안에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개정 시행령은 지난달 29일 시행됐다.

일부 재건축 단지들은 내년 4월 이전까지 서둘러 분양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강동구 둔촌주공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이주가 마무리되지 않은 단지들은 6개월 안에 분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없다.


Q.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나.

A. 그럴 가능성이 높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조합원이 십시일반 내는 분담금과 일반분양 수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한다. 일반분양 수익이 적을수록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분양가상한제로 당초 예상보다 싸게 분양하면 부족한 사업비는 결국 조합원이 부담해야 한다. 물론 조합원 분담금을 늘리지 않는 대신 사업비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이럴 경우 사업계획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조합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Q. 후분양을 하면 분담금을 줄일 수 있나.


A. 지난달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후분양을 하려면 지상층의 골조공사가 완료되어야 한다. 공정 약 80% 수준이다. 실제 서울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들이 내년 4월 이전에 분양이 가능한데도 후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4월 이전에 선(先)분양을 해서 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받는 것보다 준공이 임박한 시점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분양가는 분양 시점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정부가 공시지가를 현실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공시지가가 크게 오른다면 분양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게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마다 진행 단계와 금융 비용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다. 현재 후분양을 추진하는 대표적인 단지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인데, 시공사 선정 때부터 후분양을 하기로 사업 계획을 추진해온 곳이다.

정순구 soon9@donga.com·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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