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력 상실한 서울 집값…올해도 상승 불가피

뉴시스

입력 2019-11-02 06:12 수정 2019-11-0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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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공급난에 대한 기대가 상승 부채질
세금 압박도 무용지물…'버티기'에 매물잠김
"실물경제 무시한 집값 상승세"…버블 우려



서울 집값이 최근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지난해 9·13 대책 이후 나타난 집값 안정 효과를 차츰 까먹고 있다.

현재 집값 상승 속도라면 올해도 서울 집값은 누적 기준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한번 불붙은 시장의 열기를 잠재울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온다.

2일 한국감정원 ‘2019년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월간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 매매가격은 10월 0.44% 올라, 올해 연간 누적 하락률을 마이너스(-) 0.55%에서 -0.11%로 좁혔다.

올해 서울의 집값은 상반기(1~6월) 내내 하락세를 이어오며 0.93%하락했으나, 하반기 들어 반전돼 4개월 동안 0.82% 올랐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60% 올라 누적 하락률을 -0.81%까지 줄였고, 연립주택도 0.15% 올라 10월 누적 기준 -0.37%까지 격차가 줄었다. 단독주택은 올해 내내 상승세를 지속하며 올해 1~10월 3.48% 올랐다.

서울 집값이 하반기 들어 오름세를 나타낸 배경에는 상승 기대감과 매물 잠김 현상이 지목 된다.

매수 측면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예고로 공급부족 우려로 양질의 주거 지역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기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풍부한 부동자금과 한국은행의 2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모험적 투자가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 소유보다는 실거주용 ‘똘똘한 한 채’를 확보하기 위한 이같은 1주택자의 갈아타기 움직임이 꾸준하다는 게 감정원의 분석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금 동원력이 있는 무주택자들이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투자법)에 나선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6월을 기점으로 최근 보증금을 승계해 매수하는, 갭투자 추정 거래가 늘었다. 서울은 보증금 승계 매수가 3월 46.3%에 그쳤으나 6월 52.9%, 7월 52.4%, 8월 57.8% 등 점차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강남4구는 3월 55.6%에서 8월 63.8%로 높아졌다.

반면 시중에 매물 부족해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서울의 10월 기준 주택종합 수급동향지수는 102.5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공인중개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요와 공급을 점수화한 것으로, 기준치(100)보다 높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 같은 시중 매물 부족 현상은 세금 상승분보다 집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 집주인들이 세금 압박에도 여전히 버티고 있어서 나타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최근 6월 이후 매각에 대한 자문보다 증여에 대한 자문이 늘고 있다”면서 “그 전에는 세금 부담으로 매각을 고려하는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보자’는 고객들이 많아져 당분간 지금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경기 상황과 괴리 돼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가득 차 있다”면서 “연말 부동산 시장 전통적인 비수기로 들어가지만 지금으로서는 중요해보이지 않는다. 버블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당분간 지금과 같은 열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는 실물경기 위축으로 거시경제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부동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특정 지역에 추가 대책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거시경제 불안과 정부 추가 규제가 기준 금리인하의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감안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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