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만 1000만원…매매·전세 침체 속 대세된 ‘월세’
뉴스1
입력 2022-12-01 17:38 수정 2022-12-01 17:39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이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11.30/뉴스1
부동산 경기침체 속 월세화가 더 빨라지고 있다. 매매·전세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월세가격은 오히려 상승해서다. 거래량마저 늘어 부동산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잇따른 기준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월세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KB아파트 월세지수는 105.4로 나타났다. 전달대비 0.6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치다.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중형(전용면적 95.86m²)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된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부동산 매매·전세시장은 부침을 겪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월 99.6에서 11월 98.2로, 전세가격지수는 10월 99.6에서 97.5로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상환 부담 등으로 임대인·임차인 모두 월세를 바라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집주인이 전세 물건을 월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통상보다 높은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해 월세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월세 거래량은 증가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월세는 3만1599건으로, 전달(3만866건)보다 소폭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7376건)대비 15% 이상 증가한 것이다.
월세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에서 1000만원 이상의 고가 월세도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방배동 ‘베네세레 전용 242.63m²(3층)는 보증금 없이 월세 105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월세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3.25%로 0.25%p 인상했다. 지난해 8월 0.5%에 불과했던 기준금리가 1년 3개월 만에 2.75%p 오른 셈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월세가 더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꼽힌다”며 “올해 가을 임대차 재계약을 앞둔 수요가 많아 전세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금리 상승으로 월세 선호가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주인들이 대출 이자 감당 등을 위해 전세로 세입자를 받기보다 월세로 전환해 세입자 모시기에 나섰다”며 “입지가 좋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월세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부담에 세입자 역시 목돈이 필요한 전세보다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을 보인다”며 “금리가 안정화되더라도 월세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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