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땅값, 3분기에도 1.07% 상승…세종 1.48% 올라 최고치

황재성기자

입력 2021-10-25 11:31 수정 2021-10-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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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집값의 여파로 땅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3분기(7~9월)까지 전국 지가가 3% 이상 오른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4%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최근 30년 새 전국 지가가 연간 4% 이상 오른 것은 단 3차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두 달 뒤에 공개될 표준지 공시지가가 또다시 10% 이상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내년에 부과될 양도소득세 등 각종 토지 관련 세금의 기준이 되는 개별공시지가의 산정기준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올해 집값 상승폭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땅값마저 크게 오르면서 올해 초 보궐선거 정국을 뒤흔들었던 ‘공시가격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땅값, 올 들어 3분기까지 3% 넘게 올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올해 3분기 전국 지가가 1.07% 상승하면서 올 2분기(4~6월)보다 0.02%포인트(p), 작년 동기 대비로는 0.12%p 증가했다고 25일(오늘) 밝혔다. 3분기까지 누계로는 3.12% 상승해 작년 같은 기간(2.69%)은 물론 2019년(2.88%)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도별로는 전 분기 대비 수도권(1.19%→1.23%)과 지방(0.80%→0.82%) 모두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수도권에서는 서울(1.32%) 경기(1.13%) 인천(1.12%) 모두 1%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며 전국 평균(1.07%)을 웃돌았다.

지방에서는 세종(1.48%)과 대전(1.13%) 대구(1.12%) 부산(1.09%) 등 4개시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며 전국 땅값 상승을 이끌었다.

용도지역별로는 집값이 고공행진의 여파로 주거지역이 1.18% 올랐으며, 상업지역(1.16%) 녹지(0.95%) 공업(0.92%) 계획관리(옛 준농림지·0.88%) 농림(0.71%)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토지거래량은 눈에 띄게 감소해 눈길을 끈다. 올해 3월 시민단체의 폭로로 밝혀진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사건 이후 사정기관의 대대적인 공직자 땅투기 단속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토지거래량은 약 78만7000필지로 집계됐다. 전 분기(89만8000필지) 대비 12.3%, 작년 동기(87만9000필지) 대비 10.5%가 각각 줄었다. 특히 건축물 부속 토지를 뺀 순수토지거래량은 약 27만3000필지로 전 분기 대비 19.4% 감소했다. 순수토지거래량은 올해 4월 이후 농지를 중심으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시도별로도 2분기 대비 전국 토지거래량은 17개 시도에서 모두 줄어들었다. 특히 대전(27.7%) 대구(27.0%) 부산(21.5%) 제주(20.7%) 등에서 20% 이상 급감했다.


최근 30년간 연간상승률 4% 단 3차례
한편 현재와 같은 땅값 상승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땅값 상승률이 4%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땅값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이 오르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양상으로 보였다. 올해도 1분기(1~3월·0.96%)보다 2분기(1.0.5%) 3분기(1.07%)로 갈수록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질 않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집값과 달리 땅값이 4% 이상 오르는 일은 매우 드물다. 경제개발이 한창 진행되며 각종 개발사업이 넘쳐나던 1970~1980년대 땅값은 한해 50%가까이 오르는 일(1978년·48.98%)도 있었다. 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는 해도 적잖았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상황은 급반전했다. 1991년(11.15%) 이후 지난해까지 땅값이 4% 이상 오른 적은 2005년(4.99%)과 2006년(5.62%), 2018년(4.58%) 등 모두 3차례에 불과하다.

심지어 △1기 신도시 완성 직후인 1992년(-1.27%)과 1993년(-7.38%), 1994년(-0.57%)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13.4%)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0.32%)에는 땅값이 떨어졌었다.


두 달 뒤 표준지공시지가 10% 상승 불가피
올해 땅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12월 중 발표될 ‘내년(2022년) 표준지 공시지가’의 두 자릿수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의 경우 땅값 연간 상승률은 3.68%에 머물렀지만 공시지가 현실화율 제고분이 반영되면서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10.37% 상승했다. 2007년(12.4%)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국토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르면 토지에 적용될 표준지 공시지가는 2028년까지 시세의 9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매년 3%포인트씩 높여진다. 특히 초기 4년간(2021~2024년)은 연간 4.1~4.7% 높여 적용된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이듬해 개별공시지가의 산정기준이 된다. 개별공시지가는 양도세·증여세·상속세 등 국세와 재산세·취득세 등 지방세, 개발부담금과 농지전용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을 결정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매년 12월 발표되고, 이를 기초로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한 뒤 이듬해 4월 공개한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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