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안 먹히는 정부 ‘고점 경고’…서울 집값 상승 ‘가속도’

뉴시스

입력 2021-07-23 06:12:00 수정 2021-07-23 06: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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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강 중심 상승폭 확대…다시 패닉바잉 조짐
GTX 탄 수도권 집값,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상승
정부, 실거래가 띄우기 적발...집값폭등 원인 지목
전문가 "확대해석 지양…현실 어긋난 정책 우려"



정부의 집값 고점(高點) 경고에도 과열이 진정되기는커녕 시장은 이를 비웃듯 상승폭을 더 키우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는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는 광역급행철도(GTX) 라인에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치솟으며 전국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7월 셋째 주(1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매는 0.27%, 전세는 0.20% 상승하며 전주보다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 확대됐다.

수도권은 0.32%에서 0.36%로, 서울은 0.15%에서 0.19%로, 인천은 0.44%에서 0.46%로, 경기는 0.40%에서 0.44%로 상승세가 더 뚜렷해졌다.

수도권의 상승률은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서울은 지난 2019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1년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의 연이은 ‘집값 고점’ 경고가 무색할 정도로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21일에도 “주택가격 고평가 가능성과 주택가격 조정 시 영향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기간 중 집값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상승해 향후 부동산 분야의 취약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지적된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특히 ‘노도강’ 지역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한동안 주춤했던 내 집 마련 수요가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몰리며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재연되는 조짐이다.

노원구는 이번 주 0.35% 올라 15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상계동과 중계동 등 구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뛰었다.

창동 등을 중심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도봉구도 0.18%에서 0.27%로 상승폭이 확대됐고, 강북구도 0.12%에서 0.18%로 상승폭이 커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주택가격 고평가 가능성과 코로나 변이 확산 등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우려가 있지만 노도강 등 중저가 지역이나 강남권 외곽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인천에서는 교통망 확충 기대감이 있는 안성시(0.89%), 안양 동안구(0.87%), 군포시(0.76%), 인천 연수구(0.59%), 부평구(0.50%)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집값이 9주 연속 하락했던 세종시도 지난 주 -0.12%에서 이번 주 0.05%로 상승 전환했다.


전셋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이번 주 0.15% 상승해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등 재건축 단지에서는 전셋값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서울의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꺾지는 못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2년 실거주 규제 철회의 영향이 있는 일부 지역은 매물이 증가하며 상승폭이 유지 혹은 축소됐지만 그 외 지역은 방학철 이사수요, 준공물량 감소 영향 등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22일 부동산 투기 세력의 ‘실거래가 띄우기’(자전거래) 의심 사례 12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실거래가 띄우기 사례를 정부가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발한 사례를 보면 공인중개사가 시세 2억4000만원인 처제의 아파트를 딸과 아들 명의로 3억1500만원, 3억5000만원에 매수신고 한 뒤 이 아파트를 제3자에게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처제는 시세보다 비싸게 팔아 1억1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거래가 성사된 후 종전 신고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작했다.

국토부는 또 충북 청주 아파트 단지 사례를 들어 자전거래 이후 현재까지 6건의 거래에서 약 54% 높아진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거래가 띄우기를 집값 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거래 조작 사례가 한 두 건만 나왔더라도 전체적인 (집값 상승의)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지속해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체 중 아주 작은 비율을 차지하는 실거래가 띄우기 등 부정거래를 집값 폭등 원인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 교란행위는 당연히 규제해야 하지만 이것이 부동산 시장의 주택가격 상승과 전세난 등의 문제를 초래한 주된 원인이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한 두 개로 콕 집어 일반화하면 현실에 어긋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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