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대감에”…몸값 오른 강북 노후 아파트

뉴시스

입력 2021-05-09 11:26:00 수정 2021-05-09 11: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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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1위 노원구…재건축 기대감 여전
노원 아파트값 2년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
주택 수요 규제 덜한 중저가 지역으로 몰려



“서울시가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에 매수 관련 문의가 늘었어요.”

지난 7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기대감이 워낙 강해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노원구는 투자보다 실수요자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며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이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자는 분위기지만, 매물이 워낙 없어 실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노원구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강북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값 상승세는 강남 재건축 단지를 시작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강북권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높아진 재건축 기대감과 집값 급등에 따른 중저가 실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대출 규제 등 각종 부동산 규제와 전세난 여파 등으로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 선호도가 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고가 주택담보 대출 규제 기준인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재건축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 급등한 상황에서 중저가 아파트를 매매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집값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상승폭도 전주(0.08%)보다 확대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4 공급 대책 직전인 2월 첫째 주 조사에서 0.1%를 기록한 뒤 상승 폭이 9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4·7 보궐선거 직후인 이달 둘째 주 0.07%로 반등했고, 3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노원구는 이번 주 0.21% 올라, 4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년 7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노원구는 지난달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상계·중계동 등 재건축 단지와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또 마포구(0.10%)는 공덕·상암·신수동 주요 단지 위주로, 도봉구(0.06%)는 도봉·창동 역세권 위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관계자는 “보유세 부담 강화 등으로 수급은 대체로 안정적이었지만, 재건축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과 일부 대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중저가 아파트 단지들의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호가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계주공 1단지(전용면적 84.41㎡)가 지난달 26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3월 5억900만원의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단지 전용면적 68㎡의 경우 지난 2월 6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고, 현재 호가는 8억8000만원에서 9억원에 형성돼 있다. 또 지난 1월 9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한 상계주공3단지(전용면적 84㎡)의 현재 호가는 12~13억원에서 달한다.

주택시장에선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는 노원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2일 서울시가 압구정동과 여의도,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재건축 투자 수요가 노원구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양천구와 영등포구의 지정 전, 한 달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0.32%, 0.2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노원구는 0.5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시·도지사가 토지의 투기적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등하는 지역이나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다만, 이미 강남 지역 절반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탓에 무용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 역시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원구는 지구계획이 아직 확정된 게 없고, 안전진단 단계 역시 초기 단계”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택 수요가 비교적 규제가 덜한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면 주변 지역의 집값을 자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비교적 규제가 덜한 강북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지난해 6월 삼성과 대치, 청담 등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거래만 줄었을 뿐 기대했던 집값 안정 효과는 크지 않았다”며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서울 외곽지역 중저가 아파트 대한 수요 증가로 해당 지역의 집값이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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