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당첨 어려우니 도시형생활주택” 고가 분양에도 몰려
이새샘 기자
입력 2021-03-02 03:00:00 수정 2021-03-02 09:09:30
“공급늘기 힘들다” 수요자 눈돌려
역삼동 ‘원에디션 강남’ 6.58 대 1… 분양가 3.3m²당 8000만원도 나와
정부 규제서 자유로운 ‘틈새상품’
강남권 등 핵심입지 들어서 주목… “매입뒤 시세차익 쉽지않아” 지적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분양가 10억 원이 넘는 도시형생활주택 분양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심지역에 300채 미만으로 짓는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m² 이하)의 단지형 연립주택이나 단지형 다세대주택을 말한다.
건설사들은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틈새상품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하고, 주택 수요자들은 단기간 도심 공급이 늘기 힘들다고 보고 청약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한 ‘원에디션 강남’이 평균 경쟁률 6.58 대 1을 나타내며 1순위 마감됐다. 3.3m²당 분양가가 7128만 원 선이다. 올해 1월 역대 가장 비싼 분양가가 책정된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분양가(5668만 원)보다 1500만 원가량 비싸다.
지난해 분양한 역삼 센트럴 2차 아이파크 역시 3.3m²당 6000만 원 중후반대에 공급됐지만 최고 청약경쟁률이 127 대 1에 이를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최근에는 더샵 반포리버파크처럼 3.3m²당 8000만 원에 육박하는 단지까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는 초고가 도시형 생활주택이 공급되는 배경에 정부 규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규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을 통해 아파트 분양가를 강력히 규제하자 이런 규제에서 자유로운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중구 세운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은 3.3m²당 3900만 원 선에 분양했다. 이는 HUG가 제시한 같은 단지 아파트 분양가 2750만 원보다 1000만 원 이상 비싸다. 이 단지는 현재 도시형생활주택만 분양했고 아파트는 분양하지 않은 상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서울의 주요 아파트 분양이 분양가 문제로 줄줄이 지연되면서 건설업계가 나름대로 살길을 찾은 셈”이라며 “내장재, 마감재 등을 고급화하고 커뮤니티 시설을 강화하는 등 초고가 전략을 구사해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수요자들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 강남권, 역세권 등 핵심 입지에 들어선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청약통장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다. 재당첨 규제나 입주 이후 실거주 의무도 없다. ‘원에디션 강남’에 당첨된 김모 씨(46)는 “강남권 아파트는 지나치게 청약경쟁률이 높아 섣불리 엄두를 못 낸다”며 “도시형생활주택이라는 점이 걸리긴 하지만 앞으로 강남권에 입지 좋은 신축 주택은 더 나오기 힘들 것 같아 청약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높은 분양가가 제도의 본래 취지를 흐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주거 취약층과 1, 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제도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만큼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서울, 특히 강남권의 분양·입주물량이 감소세에 있고 재건축 대단지 분양도 늦어지고 있어 수요자들이 다른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며 “평당 분양가가 현재 강남권 일반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인 만큼 매입 후 시세차익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역삼동 ‘원에디션 강남’ 6.58 대 1… 분양가 3.3m²당 8000만원도 나와
정부 규제서 자유로운 ‘틈새상품’
강남권 등 핵심입지 들어서 주목… “매입뒤 시세차익 쉽지않아” 지적도

건설사들은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틈새상품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하고, 주택 수요자들은 단기간 도심 공급이 늘기 힘들다고 보고 청약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한 ‘원에디션 강남’이 평균 경쟁률 6.58 대 1을 나타내며 1순위 마감됐다. 3.3m²당 분양가가 7128만 원 선이다. 올해 1월 역대 가장 비싼 분양가가 책정된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분양가(5668만 원)보다 1500만 원가량 비싸다.
지난해 분양한 역삼 센트럴 2차 아이파크 역시 3.3m²당 6000만 원 중후반대에 공급됐지만 최고 청약경쟁률이 127 대 1에 이를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최근에는 더샵 반포리버파크처럼 3.3m²당 8000만 원에 육박하는 단지까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는 초고가 도시형 생활주택이 공급되는 배경에 정부 규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규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을 통해 아파트 분양가를 강력히 규제하자 이런 규제에서 자유로운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중구 세운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은 3.3m²당 3900만 원 선에 분양했다. 이는 HUG가 제시한 같은 단지 아파트 분양가 2750만 원보다 1000만 원 이상 비싸다. 이 단지는 현재 도시형생활주택만 분양했고 아파트는 분양하지 않은 상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서울의 주요 아파트 분양이 분양가 문제로 줄줄이 지연되면서 건설업계가 나름대로 살길을 찾은 셈”이라며 “내장재, 마감재 등을 고급화하고 커뮤니티 시설을 강화하는 등 초고가 전략을 구사해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수요자들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 강남권, 역세권 등 핵심 입지에 들어선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청약통장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다. 재당첨 규제나 입주 이후 실거주 의무도 없다. ‘원에디션 강남’에 당첨된 김모 씨(46)는 “강남권 아파트는 지나치게 청약경쟁률이 높아 섣불리 엄두를 못 낸다”며 “도시형생활주택이라는 점이 걸리긴 하지만 앞으로 강남권에 입지 좋은 신축 주택은 더 나오기 힘들 것 같아 청약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높은 분양가가 제도의 본래 취지를 흐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주거 취약층과 1, 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제도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만큼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서울, 특히 강남권의 분양·입주물량이 감소세에 있고 재건축 대단지 분양도 늦어지고 있어 수요자들이 다른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며 “평당 분양가가 현재 강남권 일반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인 만큼 매입 후 시세차익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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