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3개월 밀리면 재계약 보장 못해[고준석의 실전투자]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입력 2020-04-03 03:00:00 수정 2020-04-0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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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임대차법 임차인 보호조항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Y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월부터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2월 매출은 평소의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르바이트생 두 명을 자르며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2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 치 임차료를 내지 못했다. 임대차 재계약 시점인 다음 달까지 연체한 임차료를 마련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하던 Y 씨에게 옆 점포 사장님은 “임차료가 밀려도 10년 동안 재계약이 가능해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말 사실일까.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담고 있다. 먼저 임차인은 등기를 하지 않아도 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긴다.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으면 우선변제권을 갖출 수 있다. 즉 임차인이 건물 가압류나 경매 개시, 근저당권이 설정되기 전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으면 만일의 사태에도 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추고 있다면 건물이 경매에 들어가더라도 보증금을 우선 배당받는다. 설령 보증금 전부를 배당받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보증금은 매수인에게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때 보증금에 월세의 100배를 더한 금액(환산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여야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 기준은 지역마다 다르다. 서울이 9억 원 이하로 금액 기준이 높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과 부산은 6억9000만 원, 다른 광역시와 세종시는 5억4000만 원이다. 나머지 지역은 3억7000만 원이다.


계약 당시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임대차 기간은 1년으로 인정된다. 1년 미만으로 정했더라도 임차인은 1년까지 임차할 수 있다.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전 1∼6개월에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데, 이때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이는 재계약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일명 ‘계약갱신요구권’이다. 현행 상가임대차법은 첫 임차 시점부터 10년까지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10년 동안 쫓겨나지 않고 장사할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임대인이 임차인의 재계약 요구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에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는 문구에 이어 예외 사유들이 나열돼 있다.

예외 사유는 임차인이 건물을 고의로 파손하거나, 임대인 동의 없이 건물을 전대(轉貸)하는 등 임차인에게 잘못이 있거나, 철거나 재건축처럼 재계약 거절이 불가피한 경우로 나뉜다. 여기에는 임차인이 ‘3기의 차임’을 연체한 경우도 포함된다. 임차인이 3개월 치 월세가 밀렸다면 재개약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 재계약 시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월세가 3개월 이상 밀리면 안 된다. 만약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연체한 임차료를 미리 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피해가 심화되면서 임차료를 내기 어려운 임차인들이 어느 때보다 많아진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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