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3배 오를때 은마아파트 84배 뛰었다

장윤정 기자

입력 2020-03-30 03:00 수정 2020-03-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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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이후 40년간 가격변화 분석… 닭고기 3배-커피 20배-담배 15배
강남아파트 전세금 102배 껑충… 1인당 GDP 달러기준 18.5배↑



지난 40년간 농산물 값은 소득 대비 덜 올라 상대적으로 싸졌지만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소득 증가율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9일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 가격 추세: 1980∼2020’ 보고서를 통해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상승률과 재화별 명목가격 상승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40년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식자재나 공산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했다는 평가다. 1인당 GDP가 1980년 1714달러에서 2019년 3만1754달러로 18.5배 규모로 늘었지만 쌀, 닭고기 등 식자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쌀(4kg 기준)값은 3000원에서 9500원으로 3.2배, 닭고기(1kg 기준)는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로 오르는 데 그쳤다. 딸기(7.8배), 포도(5배) 등 과일류 가격 상승률도 소득 증가율보다 낮았다. 소비자들의 체감하는 가격 부담이 줄었다는 얘기다. 연구소는 “한국 경제의 비약적 성장과 생산성 증대, 교역 확대 등으로 먹거리는 1980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저렴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1인당 GDP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 상승 폭을 보였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한 평(3.3m²) 가격은 1980년 약 77만 원에서 40년 사이 6467만 원으로 84배 수준이 됐다. 평당 전세금은 16만 원에서 1629만 원으로 102배가 됐다. 보고서는 아파트 시장이 약 15년을 주기로 3번의 급상승기를 거치면서 가격이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1차 급상승기는 3저(달러·유가·금리) 호황과 주택 부족 시기였던 1988∼1991년, 2차 급상승기는 저금리 기조와 가계대출 확대가 맞물린 2002∼2005년, 3차 급상승기는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에 따른 2018년부터 현재까지다.

부동산 외에 ‘무형의 서비스’나 기호식품도 높은 가격 상승률은 보였다. 사립초등학교 등록금(44.5배), 서울대 등록금(19.1배) 등 일부 서비스는 1인당 GDP 상승 폭을 웃돌았다. 기호품 중에서 커피는 40년 동안 한 잔에 200원에서 4100원(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20.5배가 됐다. 담배 한 갑은 300원에서 4500원으로 뛰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40년간 대부분의 재화·서비스 가격상승률이 GDP 상승률 대비 낮은 편인 만큼 한국인의 실질구매력이 증가했음이 계량적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최근 심화된 소득 양극화를 고려할 때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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