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인중개소는 제2의 치킨집?…거래절벽에도 생계형창업 늘어

뉴시스

입력 2019-01-11 09:41 수정 2019-01-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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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동산 매매거래가 급격하게 감소하며 공인중개업계가 ‘기근’을 겪고 있지만 업소수는 되려 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는 10만5441명으로 전년말 10만1965명 대비 3.4% 증가했다. 지난 2014년 8만6230명과 비교하면 약 4년만에 22.3% 늘어난 셈이다.

주택 매매 거래량이 2017년 1~11월 87만5448건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80만538건으로 8.6%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뜻밖의 결과다.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 2015년 119만3691건을 정점으로 ▲2016년 105만3069건 ▲2017년 94만7104건에 이어 해마다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는 ▲2015년 9만1130명 ▲2016년 9만6117명 ▲2017년 10만1965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지난해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를 시·도별로 보면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울산에서 2017년 2292명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2220명으로 3.1% 감소하고, 광주(7.4%), 대구(6.2%) 등 지난해 집값의 오름폭이 큰 지역이 개업도 많았다. 다만 그 이외 경북(0.1%), 경북(0.1%), 부산(0.6%), 세종(2.0%) 등 집값 변동률과 무관하게 공인중개업소가 늘어났다.

개폐업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1월까지 신규로 문을 연 중개업소는 1만7945곳으로 문을 닫은 중개업소 1만4382곳 대비 24.8%(3563곳) 더 많다. 지난 2017년에도 신규 업소는 2만458곳인 데 비해 폐업한 곳은 1만4903곳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포화상태인데도 업소 숫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 있는 개업 중개사는 2만3906명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2만4739명에서 늘었다. 신규업소는 4373곳, 폐업은 3513곳으로 마찬가지로 신규 개점이 더 많았다.

업계에서는 공인중개업소가 그침없이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배후수요가 많은 반면 일자리 감소로 인해 창업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는 지난 1985년 공인중개사 시험이 출범한 이래, 2002년 5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해는 10만 명도 돌파했다.반면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올해도 1만6885명이 늘어 누적 기준 42만2957명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집값이 큰 폭으로 올라 나타난 ‘한탕주의’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중개사 숫자가 늘고 최근에는 직거래하는 사례도 늘어 업계에 경쟁이 심화됐지만 서울 등 일부지역의 경우 집값도 많이 올라 계약 한 건당 수익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20~30대 젊은층도 자격증 시험에 몰리는 등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유 중 원인중 하나다.

또 장년층의 고용상황과도 관련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령층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어 창업이 줄을 잇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60~64세 고용률은 2017년 정점을 찍고 59.4%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유가 뭐든 간에 업계에서는 거래수요 대비 많은 지금의 개업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주택매매거래가 줄면서 중개업소들의 고난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경영난을 겪는 업소들이 많다”면서 “지금 오는 봄 이사철만 바라보며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거래량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문을 닫는 업소들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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