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풀자 6억~15억 아파트 숨통… 서울 매매의 60% 차지

최동수 기자

입력 2023-06-07 03:00 수정 2023-06-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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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가 비중 4개월새 7.4%P 올라
6억원 이하 31.6% → 23.5% 급감
대규모 신축-재건축 단지 거래 늘어
급매 팔린뒤 호가 올라 다시 관망세



#1.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50채 팔렸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매매 건수(37건)를 이미 넘어섰다. 전용 84㎡ 가격이 9억 원 이하로 올해 2월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이용이 가능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인근공인중개업소는 “올 들어 매수 문의가 확연하게 늘었는데 급매가 소진되며 전용 84㎡가 최근 3개월 새 1억 원이 올랐다”고 했다.

#2.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은 최근 4개월간 매매거래가 77건 성사됐다. 직전 4개월(37건) 대비 2배 넘게 손바뀜이 일어난 것. 올해 1월 34평형(전용면적 84㎡)이 12억2500만 원까지 떨어진 이후 지난달 15억∼16억 원대로 올라섰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급매를 잡으려는 매수자들이 늘었다”며 “문의는 꾸준히 있는데 최근 급매가 소진된 뒤 호가가 올라버려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했다.

대출 규제 완화와 대출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최근 4개월(올해 2∼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10건 중 6건은 중고가 아파트(6억 원 초과 15억 원 이하)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단지 신축 아파트나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는 단지 위주로 거래가 늘었다. 하지만 급매가 팔린 뒤 호가가 오르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 차이가 다시 벌어지면서 거래가 주춤해진 단지가 많아 거래량 본격 회복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이 판매된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서울에서 팔린 아파트 9937건 중에서 6억 원 초과 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이 59.3%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4개월(지난해 10월∼올해 1월)간 비중(51.9%)보다 7.4%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15억 원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도 16.4%에서 17.2%로 소폭 올랐다. 반면 6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이 기간 31.7%에서 23.5%로 급감했다.

중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건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2월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놓고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까지 연 4%대 금리로 장기 대출을 해주고 있다. 소득 제한이 없어 소득이 많아도 대출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적용받지 않아 현재 전체 판매 목표액(39조6000억 원)의 62.8%(24조9000억 원)가 소진됐다.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금지도 지난해 12월 풀렸다.

대출금리 인하도 영향을 미쳤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평균 금리는 모두 연 4%대였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모두 연 4%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 아파트 한 달 거래량이 5000건 이상 돼야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며 “올해 추석 전후 거래량을 봐야 향후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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