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매매, 작년의 절반… 최악 ‘거래절벽’

정순구 기자 , 정서영 기자

입력 2022-07-04 03:00 수정 2022-07-0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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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까지 매매건수 15만5987건, 2006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수준
규제 풀린 대구도 여전히 싸늘, 발표이후 매물 되레 더 쌓여
“금리인상에 당분간 회복 어려워”



올해 1∼5월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건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거래절벽’으로 지난달 말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지방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 역시 ‘냉랭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향후 한국은행의 빅스텝 등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과 같은 거래절벽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 일자 기준)는 15만5987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1만5153건)의 ‘반 토막’ 수준으로 2006년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1∼5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매년 1∼5월을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량이 20만 건을 밑돈 것은 올해와 2012년(19만4332건), 2019년(16만2961건)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최근 규제지역 해제가 결정된 지방의 주요 도시들 역시 침체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이달 5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매수 문의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수성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는 대구가 대표적이다. 3일 기준 대구 아파트 매물 수는 3만2452건으로 규제지역 해제 발표가 이뤄진 지난달 30일(3만2447건)보다 매물이 늘었다. 규제 완화가 호재로 여겨지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던 보통의 부동산 시장과는 달리 오히려 매물이 쌓인 셈이다.

대구 동구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지역 해제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몇 건 오긴 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는 작다”며 “기준금리가 워낙 높은 데다 대구는 예정된 공급 물량도 많기 때문에 시장이 단기간에 반등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는 전남 순천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에서 해제된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당장 문의 전화가 급증하거나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진 않고 있다”며 “순천은 인구가 적어서 실수요보다는 외지인 투자 수요가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금리가 높기 때문에 시장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부동산 경기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하는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도 감지된다. 지난해 10월 부동산 중개보수 상한이 절반 가까이 낮아진 데 이어 극심한 거래절벽이 몇 개월째 이어지면서 개업 공인중개사 수가 급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인중개사 개업은 △1월 1993건 △2월 1480건 △3월 1499건 △4월 1415건 △5월 1253건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 89.8(지난달 27일 조사 기준)로 2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90 밑으로 떨어졌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87.0으로 떨어지며 8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낮으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의 시장 분위기를 반전할 만한 모멘텀이 마땅치 않다고 강조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하반기(7∼12월)에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택 거래가 단기간에 활발해지기는 어렵다”며 “극심한 시장 침체는 누구도 바라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는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다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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