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경매시장…전국 아파트 낙찰가율 역대 최고

정순구 기자

입력 2021-10-12 14:49 수정 2021-10-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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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시장의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모두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연립·다세대 주택(빌라) 낙찰가율도 역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12일 경매전문기업인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1년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의 낙찰가율은 107.6%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전국에서 총 1198건의 아파트 경매가 이뤄졌고 692건(57.8%)이 낙찰되면서, 낙찰률 역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오른 데다 시중은행이 대출을 제한했지만 경매시장은 오히려 활황을 띠고 있는 것이다.

5대 광역시와 8개도 등 비(非) 수도권에서 경매시장 수요가 컸다. 5대 광역시에서는 울산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월(101.7%) 대비 12.3%포인트 오른 114.0%로 가장 높았다. 부산(111.7%)과 광주(104.9%)도 전월보다 각각 9.3%포인트, 8.3%포인트 올랐다. 도별로는 충남(99.8%)과 강원(97.6%) 등이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응찰자가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크게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매시장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지 않으면서 경매 수요가 커졌지만, 매각 물건은 급감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경매 건수는 월 평균 1719건으로 지난해(월 평균 2549건)보다 32.6% 줄어들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계속되는데다 경매 취하 건수가 늘면서 경매 물건 자체가 많지 않은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도 큰 폭으로 올랐다. 9월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은 89.7%로 전월(79.7%) 대비 10.0%포인트 뛰었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97.9%) 역시 13.7%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빌라 낙찰가율은 2008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지지옥션 측은 “아파트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 상승한데다 주요 지역 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로 쏠렸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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