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청약 시장… “투자 심리 위축 탓”

이새샘 기자

입력 2021-04-13 03:00 수정 2021-04-13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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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약 경쟁률 낮아진 이유는

올해 1분기(1∼3월) 청약경쟁률이 전 분기보다 떨어지는 등 청약시장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청약 수요 자체가 줄었다기보다는 서울 등 인기 지역 청약 물량이 급감한 데다 정부 규제로 실수요 목적이 아닌 시세 차익을 노린 청약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일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20 대 1로 지난해 4분기(10∼12월) 34 대 1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수도권이 21.3 대 1, 지방이 18.5 대 1이었다. 지방 청약경쟁률이 전 분기(17.9 대 1)에 비해 소폭 오른 것과 달리 수도권 청약경쟁률은 지난 분기(61.8 대 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이 같은 경쟁률 하락은 분양 물량이 오히려 줄어든 상황에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1순위 청약경쟁률은 일반분양 물량이 감소하면 높아지는 추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물량이 늘었는데도 경쟁률이 높아졌고, 1분기는 전기 대비 물량이 40% 이상 감소했는데 경쟁률도 함께 낮아졌다.

지표상으로는 청약경쟁률이 다소 낮아졌지만 이를 청약시장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21%에 이르던 청약 미달률이 8.3%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청약 미달률은 분양 가구 수 대비 미달 가구 수 비율이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1순위에 분양이 완료된 단지가 많다는 의미다. 경쟁률은 낮아졌지만 청약 수요가 특정 단지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단지로 골고루 분포되며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올해 1분기 최저 청약가점은 전국 평균 47.3점으로 집계됐다. 이 점수는 2020년 2분기(4∼6월) 이후 꾸준히 47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47.8점으로 2019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지방은 46.8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8점 오른 것으로 집계돼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청약시장 안정세는 우선 서울 등 인기 지역 분양 공급이 급감하며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물량이 없어 시장 관심도 그만큼 적었다는 것이다.

1분기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는 2곳뿐이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하늘채베르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367.4 대 1로 1분기 분양 단지 중 가장 높았다. 일반분양 165채로 대단지 아파트는 아니지만 1분기에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가 적다 보니 관심이 집중됐다. 또 다른 서울 지역 분양 아파트였던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강일제일풍경채는 전용 84m²의 평균 당첨가점이 74점으로 1분기 평균 가점이 가장 높은 단지로 조사됐다.

1분기 청약시장 안정세는 정부 규제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목적의 청약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직방 측은 “분양권 전매제한과 거주의무기간 부여 등의 규제로 분양권 전매가 어려워지면서 유망 단지 중심의 투자 수요는 감소하고 실수요 중심으로 청약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2월부터 분양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거주의무기간이 최대 5년까지 늘어나는 만큼 단기 투자 목적의 청약수요는 더욱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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