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반지하집 기택네 가족의 실제 모습은…

황재성 기자

입력 2021-04-06 11:41:00 수정 2021-04-06 16:50:3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기생충에서 기택의 가족들이 아르바이트로 피자 박스를 접는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윤여정 씨가 5일(한국시간 기준) 아시아 배우 최초로 미국 배우조합상을 수상하면서 26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많다. 배우조합상 수상자 선정 투표에 참여했던 배우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카데미상 수상자 선정 작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아카데미상 주요 부문을 휩쓸었던 영화 ‘기생충’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생충은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주요 부문 4개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세계인의 평가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덩달아 작품 속에 등장한 음식과 노래, 거리 풍경 등도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한류의 중심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 가운데 배우 송강호가 맡은 주인공 김기택과 그 가족들이 살던 반지하 주택도 있다.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불편해하는 반응도 있지만,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 실제로 있는 주거유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체로 그런 곳을 선택하는 이들이 우리 사회의 약자이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영화 ‘기생충’ 지하방, 비정규직 1인 가구가 주로 이용
이런 점에서 국토연구원이 5일 공개한 보고서 ‘지하주거 현황분석 및 정책과제’는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는 2019년 주거실태조사의 기초자료 등을 활용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지하방 또는 (반)지하주택이라 불리는 ‘지하주거’는 저층 주택인 다가구주택(65.5%)과 다세대주택(24.2%)에 주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 사는 이들(지하주거 임차가구)의 평균소득은 182만 원으로 아파트 임차가구(351만 원)의 절반 수준(51.9%)에 머물렀다. 또 저소득층이 거주가구의 74.7%를 차지했고, 비정규직(52.9%), 1인 가구(60.5%)가 주를 이뤘다. 연령대별로는 노년(65세 이상) 가구주가 19.2%로 가장 많았다.

주거환경은 고시원과 판잣집,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움막 등과 같은 ‘비주택’보다는 나았지만 주거환경에 대한 불만은 가장 높았다. 최저주거기준에서 미달되는 주택의 비율은 비주택이 95%에 달했지만, 지하방은 10.7%에 머물렀다.

국토연은 이에 대해 “현재 최저주거기준 미달 여부를 평가할 때 구조나 성능, 환경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했다. 즉, 환기 채광 등 지하방의 주거환경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탓에 지하 주거의 열악한 상황이 과소 평가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거환경에 대한 평가에서 불만족 비율이 지하주거가 27.1%로 비주택(19.6%)을 크게 웃돌았다.

● 지하방 주거비 부담은 비주택보다 낮아
주거유형별 주거비 부담은 지하주거가 아파트나 비주택보다는 낮았다.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RIR)이 아파트 임차가구는 29.2%(평균 기준), 비주거가 25.4%였다. 하지만 지하방은 23.8%에 불과했다. 또 주거비 부담이 30%를 넘어 주거비 과부담 가구로 분류되는 비율도 아파트(38.6%)와 비주택(35.5%)이 지하방(24.7%)보다 높았다.

특히 보증금 없이 매월 상당한 월세를 지급해야 하는 월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주택(96.1%)에 비해 지하방은 20.0% 수준에 머물렀다.

국토연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4가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지하방의 열악한 환경이 자녀양육에 부적합하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주거상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하방 거주자들이 열악한 내부 환경을 감수하는 이유 가운데 입지 이점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고려한 저렴한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주거안정을 위한 경제적 주거지원과 함께 지하방이 있는 지역들이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등의 대상인 만큼 안정적인 주거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연 보고서는 “지하방 거주자는 주거지원이 가장 시급한 최저 소득층으로 보기 어렵고, 지하에 거주한다는 사실만으로 정책대상이 되면 정당성 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도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정책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전국의 지하주거 거주가구는 37만9605가구였다. 이 가운데 96%인 36만 4483가구가 수도권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서울에만 22만 2706가구에 달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전문가 칼럼



부자동 +팔로우, 동아만의 쉽고 재미있는 부동산 콘텐츠!, 네이버 포스트에서 더 많이 받아보세요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