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0분 거리에 7만채”… 입주까지 6년, 주민 반발도 난제

이새샘 기자 , 정순구 기자 , 광명=이경진 기자

입력 2021-02-25 03:00 수정 2021-02-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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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에 신도시]
경기 광명시흥지구 전망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 일대에 주택 7만 채를 지을 수 있는 대형 신도시가 들어선다. 3기 신도시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날 신규 택지로 발표된 광명시흥지구 전경. 광명·시흥=뉴스1
6번째 3기 신도시로 발표된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 일대의 면적은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의 3배에 이른다. 2·4공급대책과 관련해 주택시장과 정치권에서 대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공급계획이 비교적 구체적인 신규 택지를 서둘러 발표해 시장의 우려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광명시흥지구는 2023년 사전청약에 이어 2025년 본청약을 실시한다. 입주는 2027년경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공급까지 6년이라는 시차가 있어서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급감하는 서울 도심에 쏠리는 수요를 분산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 본청약 2025년, 입주까지는 6년 소요

광명시흥지구는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2015년 지정이 취소됐다. 이후에도 난개발을 막기 위해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언제든 택지로 활용할 수 있는 땅이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가깝고 규모가 커서 중장기 수급불안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 가운데 최대 규모인 데다 인근에 가산, 구로산업단지가 있고 여의도와 강남권 접근성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상반기(1∼6월) 지구 지정을 마치고 2023년 지구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분양주택뿐 아니라 공공자가주택과 공공임대주택 등이 들어선다.

다만 예정대로 사업이 추진돼도 실제 입주는 2027년경에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입주 물량이 올해 약 2만6000채 규모로 지난해(약 5만 채)보다 급감하는 등 공급 부족은 당장 코앞에 닥친 문제다. 광명시흥지구 입주가 시작될 무렵에는 공급이 부족한 지금과 달리 공급 과잉을 우려해야 할 수도 있다. 본청약이 예정된 2025년은 3기 신도시의 첫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공급대책을 뒤늦게 일거에 집중하는 바람에 입주 시기를 분산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 주민 협의, 교통대책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주민 이해관계 조율, 교통대책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특히 택지지구 안쪽의 주민은 환영하는 반면에 광명뉴타운 등 인근 지역에서 재개발을 기대하는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광명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업지는 지지부진하던 개발사업에 속도가 붙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지만 기존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 추진 지역은 공급 확대로 집값이 떨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광명시흥지구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철도 노선을 신설해 서울지하철 1, 2, 7호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신안산선 등과 환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제2경인선도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교통대책이 완료되면 광명시흥지구에서 여의도는 20분, 강남역은 45분대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부는 교통대책의 일정이나 철도 노선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못했다. 윤성원 국토부 제1차관은 “경전철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대책은 내년 상반기 이후 지구계획 수립 단계에서 확정하겠다”고 했다.

토지 보상이 원활히 진행될지도 의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보금자리지구에서 취소될 때에도 건축물이나 농지 등 이미 개발된 땅이 산재해 사업 추진이 더뎌지거나 땅값이 올라 보상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발표된 신규 택지 3곳을 모두 3월 2일부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이후 농지는 직접 농사를 짓고, 주택은 실제 거주할 사람만 관할 지자체 허가를 받아 매입할 수 있다. 기존에 토지나 건물 등을 보유한 사람은 현금이나 토지로 보상 받는다.

광명시흥지구의 수혜지로 꼽히는 구로, 금천구의 집값이 불안해지고 신도시 청약을 기다리는 사람이 늘면서 전셋값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급량은 많지만 효과는 5, 6년 뒤에나 나타나 당장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광명은 기존 재개발 수요도 많아 이 일대 전셋값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광명=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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