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강남권 전세… “보증금 감당안돼 월세 끼고 재계약”
이새샘 기자 , 정순구 기자
입력 2020-06-02 03:00 수정 2020-06-02 05:08
개포동 49m² 1년새 5억→8억… 전세보다 월세 매물 찾는게 빨라
서초-송파 신축아파트 재계약에 재건축 이주-청약 대기수요 겹쳐
올 하반기 전세금 급등 우려
1일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2018년 5월 입주한 아크로리버뷰신반포의 경우 당시 전세 10억∼11억 원 선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78m²가 15억 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워낙 전세가 많이 올라 대부분 보증금을 그대로 올려 내기보다 월세를 일부 끼고 재계약을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최근 입주한 단지뿐만 아니라 학군이 형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강남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치역 인근 ‘학군 1번지’로 꼽히는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면적 84m² 전세 호가가 15억5000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자율형사립고 폐지 방침이 전해진 이후인 9월경 13억5000만 원 선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새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송파구의 20평대 아파트에 사는 박모 씨(34)는 입주할 당시만 해도 6억 원대였던 보증금이 2억 원 이상 올라 고민하고 있다. 박 씨는 “아이 어린이집 때문에 멀리 이사하기도 힘들어 대출을 받거나 월세를 조금 더 내는 반전세로 재계약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전세가 너무 많이 올라 당황스럽다”고 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 4구의 전월세 거래 중 월세(반전세 포함)의 비중이 2018년 1∼5월 30.7%였는데, 올해 1∼5월에는 39.7%로 늘어났다.
2019년 초 입주했던 강남구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는 입주 당시 4억∼5억 원 선이었던 전용면적 49m²의 전세 가격이 8억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아직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지 않아 전세 매물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월세 매물을 찾는 것이 그나마 빠를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 12월 입주한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전용면적 84m² 전세 시세가 실거래 기준으로는 8억∼9억 원, 호가 기준으로는 10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입주 당시만 해도 6억∼7억 원에 전세 입주가 가능했던 곳이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종합 전세 가격은 0.09%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 정부의 고분양가 관리, 대출 규제에 저금리 등이 겹치며 전세 가격이 오를 요인이 더 많다는 점이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3000여 채 규모의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다 강동구 둔촌주공의 분양이 지연되며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대기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로 매매시장이 주춤하면서 기존의 매매 수요가 대기 수요로 전환되고 있다”며 “정부가 전월세 관련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안에는 본격적인 시행이 어렵기 때문에 하반기 전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
서초-송파 신축아파트 재계약에 재건축 이주-청약 대기수요 겹쳐
올 하반기 전세금 급등 우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중개소에 인근 아파트의 전세 가격이 붙어 있다. 해당 단지는 2년 전에는 전용면적 84m²가 7억∼8억 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호가가 9억 원 초반에 형성돼 있다. 강남권 아파트 중에는 세입자가 2년 전보다 4억 원 이상 부담해야 하는 곳도 있어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최근 2, 3년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며 전세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다. 여기에 2018년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신반포(595채),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채) 등 신축 아파트가 대거 공급될 당시 전세계약을 한 세입자의 재계약 시점까지 다가오고 있다. 재건축 이주, 청약 대기 수요 등이 겹치며 하반기(7∼12월) 전세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일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2018년 5월 입주한 아크로리버뷰신반포의 경우 당시 전세 10억∼11억 원 선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78m²가 15억 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워낙 전세가 많이 올라 대부분 보증금을 그대로 올려 내기보다 월세를 일부 끼고 재계약을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최근 입주한 단지뿐만 아니라 학군이 형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강남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치역 인근 ‘학군 1번지’로 꼽히는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면적 84m² 전세 호가가 15억5000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자율형사립고 폐지 방침이 전해진 이후인 9월경 13억5000만 원 선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새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송파구의 20평대 아파트에 사는 박모 씨(34)는 입주할 당시만 해도 6억 원대였던 보증금이 2억 원 이상 올라 고민하고 있다. 박 씨는 “아이 어린이집 때문에 멀리 이사하기도 힘들어 대출을 받거나 월세를 조금 더 내는 반전세로 재계약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전세가 너무 많이 올라 당황스럽다”고 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 4구의 전월세 거래 중 월세(반전세 포함)의 비중이 2018년 1∼5월 30.7%였는데, 올해 1∼5월에는 39.7%로 늘어났다.
2019년 초 입주했던 강남구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는 입주 당시 4억∼5억 원 선이었던 전용면적 49m²의 전세 가격이 8억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아직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지 않아 전세 매물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월세 매물을 찾는 것이 그나마 빠를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 12월 입주한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전용면적 84m² 전세 시세가 실거래 기준으로는 8억∼9억 원, 호가 기준으로는 10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입주 당시만 해도 6억∼7억 원에 전세 입주가 가능했던 곳이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종합 전세 가격은 0.09%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 정부의 고분양가 관리, 대출 규제에 저금리 등이 겹치며 전세 가격이 오를 요인이 더 많다는 점이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3000여 채 규모의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다 강동구 둔촌주공의 분양이 지연되며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대기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로 매매시장이 주춤하면서 기존의 매매 수요가 대기 수요로 전환되고 있다”며 “정부가 전월세 관련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안에는 본격적인 시행이 어렵기 때문에 하반기 전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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