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수익형 부동산도 가라앉는다[황재성의 황금알]

황재성 기자

입력 2023-01-28 08:00 수정 2023-02-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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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보도자료와 설명자료는 모두 1276건. 하루 평균 3.5건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나 관계 기관, 연구소, 학술단체 등에서 쏟아낸 자료와 논문, 보고서까지 합치면 그 수는 다 헤아리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각종 부동산 관련 사건사고 등까지 합치면 감당이 어려울 정도의 정보가 쏟아져 나옵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말 홍수를 이룬 부동산 정보 가운데 알짜를 찾아내 그 의미와 활용방안 등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아파트, 단독주택과 같은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상가나 오피스텔, 오피스 등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관련 정보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정부가 매주 시세동향과 월간 단위로 자료를 내놓습니다. 가격도 통계적 분석 결과(주간, 월간통계)와 실제 거래된 후 신고된 가격을 토대로 작성한 결과(‘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등 다양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내놓은 가격이 지나치게 큰 차이를 보이면서 시작된 통계 왜곡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감사원이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집값 통계를 왜곡한 것은 아닌지 감사가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그 결과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반면 상가와 오피스는 분기 단위로 임대료와 투자수익률, 공실률 정도를 제공합니다. 아파트의 대체제로 인식되고 있는 오피스텔도 월간 단위로 시세 통계가 공개되지만 아파트 등에 비하면 정보양이 매우 적습니다.

수익형부동산은 국민생활의 3대 필수품(의·식·주) 가운데 하나인 주거용과 달리 여윳돈 투자자를 위한 투자상품 성격이 강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수요층이 제한돼 있고,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도 요인입니다.

하지만 부동산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게 수익형 부동산입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부동산원이 25일 발표한 ‘2022년 4분기(10~12월) 상가 오피스 등 상업용부동산의 임대동향조사 결과’는 주목할 만한 자료입니다. 부동산원은 이보다 9일 앞선 16일에 ‘2022년 4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 결과’도 내놨습니다.

두 자료에서 나타난 수익형 부동산시장 상황은 주거용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침체에 빠지는 모습입니다. 상가나 오피스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떨어졌고, 오피스텔은 매매가와 전세금 등이 하락폭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수익형 부동산은 주거용보다 경기 동향에 민감한 만큼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상가와 오피스, 오피스텔 등 상품별로 나타난 시장상황 특징들을 정리해봅니다.
● 상가= 임대료, 수익률, 권리금 하락하고, 공실은 증가
외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활기를 찾고 있는 서울 명동 거리.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인해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동아일보DB
상가는 크게 ▲중대형 상가 ▲소규모 상가 ▲집합상가 등 3개 그룹으로 세분화됩니다. 중대형상가는 ‘일반상가’로도 불리며, 3층 이상이면서 연면적이 330㎥를 넘는 건물입니다. 소규모는 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인 경우입니다.

집합상가는 집합건축물대장에 주용도가 상가로 명시된 집합건축물입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단지 내 상가, 의류쇼핑몰·전자상가·푸드코트 등 테마형 쇼핑몰 등이 해당합니다.

상가는 매매가 활발하지 않은 만큼 매매가를 제외하고 임대료와 투자수익률, 공실률, 권리금 등과 관련한 정보만 제공됩니다.

부동산원의 4분기 분석자료에 따르면 모든 상가 유형에서 임대가격과 투자수익률이 하락했습니다. 우선 임대료가격지수가 전분기(7~9월) 대비 소규모 0.24%, 중대형 0.20%, 집합 0.13%가 각각 떨어졌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소규모(-0.52%) 중대형(-0.33%) 집합(-0.32%) 모두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코로나19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와 매출 감소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4분기만 보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분기보다 임대료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연간으로 보면 서울과 제주는 상승세를 보이며 선방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집합(-0.14%)을 제외한 소규모(0.28%)와 중대형(0.25%)이 올랐습니다.

서울의 경우 용산역 상권의 ‘용리단길’ 활성화와 외국인 유입 증가 등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는 명동 상권 등이 오름세를 유지한 원인으로 풀이됐습니다. 제주는 방역지침 완화와 관광객 유입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을 감안한다면 서울과 제주도 결국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투자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4분기의 경우 전분기보다 소규모(-0.39%) 중대형(-0.47%) 집합(-0.32%)이 모두 크게 떨어졌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소규모(-1.12%) 중대형(-1.47%) 집합(-0.92%)가 모두 1% 안팎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공실률도 연초 대비 소규모(6.4%→6.9%)나 중대형(13.16%→13.24%)이 모두 늘어났습니다. 상가 평균 권리금도 3690만 원으로 전년(3807만 원) 대비 3.1% 하락했습니다.
● 오피스 = 스타트업 IT 업종 성장에 나홀로 상승세
서울 광화문 일대 모습. 스타트업 IT 업종 성장에 서울 광화문, 남대문, 여의도 등을 중심으로 오피스 시장은 나홀로 상승세를 보였다. 동아일보DB
반면 오피스는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오피스는 기업 등이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업무시설 가운데 전체 연면적의 50% 이상이 임대 중인 6층 이상 빌딩을 의미합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4분기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보다 0.18% 올랐습니다. 연간으로 봐도 0.41% 증가했습니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서울(0.70%) 인천(0.16%) 경기(0.30%) 등 수도권 지역과 대전(0.33%)만 상승세였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공실률도 9.4%로 전분기보다 0.2%포인트(p) 줄었습니다. 연초 대비로는 1.1%p나 감소했습니다. 특히 서울(6.2%)와 경기(5.6%) 제주(6.7%)는 공실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습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이커머스나 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임차수요가 증가했지만 교통이 편한 입지를 갖춘 대형 빌딩의 신규 공급이 줄어든 게 원인입니다. 서울의 경우 광화문과 남대문, 여의도, 테헤란로 등을 중심으로, 경기에서는 판교테크노밸리 등 분당역세권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오피스의 4분기 투자수익률은 전분기보다 0.65%, 연간으로는 1.63%가 각각 떨어졌습니다. 상가와 마찬가지로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임대수익 감소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거래시장 위축 등으로 투자수요가 줄어든 게 원인입니다.
● 오피스텔 = 매매·전세 하락시작, 투자수익률은 소폭 상승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오피스텔 매매가와 전세금도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동아일보DB
오피스텔은 상가 오피스 등 상업용부동산과 달리 매매, 전세, 월세 등 가격동향과 수익률 관련 자료가 매월 발표됩니다. 1,2인 가구 증가와 주택의 대체재로서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사지역은 서울을 포함한 17개 시도지역으로,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극히 제한적입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월 대비 0.35% 떨어졌습니다. 서울(-0.24%)을 포함한 수도권(-0.32%)과 비수도권지역(-0.49%)을 가리지 않고 모두 내렸습니다. 분기 단위로 확대하면 4분기에 -0.82% 떨어져 낙폭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세도 마찬가지입니다. 12월 전국 전세금은 전월 대비 0.39%, 4분기에는 0.82%가 각각 하락했습니다.

고금리의 여파로 특수를 누렸던 월세도 12월에는 하락세로 반전했습니다. 전국적으로 -0.06%가 떨어진 가운데 서울(-0.03%)을 포함한 수도권(-0.07%)과 비수도권(-0.04%) 모두 하락했습니다.

다만 12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4.82%→4.84%)은 소폭 증가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1년 전(5.44%)과 비교하면 11%가 떨어진 것입니다. 즉 수익률이 나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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