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강남’ 집값도 최고가의 반토막… 규제 풀어도 지방은 꽁꽁

최동수 기자 , 송진호 기자

입력 2023-01-25 03:00:00 수정 2023-01-25 03: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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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올 누적하락률 3.5% 전국 최대
원정투자 주춤… 가격 하락 부추겨
포항선 ‘마이너스 프리미엄’ 등장
“수도권 쏠림-양극화 심화될 것”


세종시 생활권에 들어서 있는 아파트 단지. 뉴스1
세종시 대평동 해들마을6단지 ‘e편한세상 세종리버파크’. 이 단지의 전용면적 99㎡는 이달 5일 7억2000만 원에 팔리며 2021년 5월 최고가(14억 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 일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차로 10∼15분 거리로 금강 남쪽에 위치해 ‘세종의 강남’으로 불리며 집값 급등기 때 수요가 몰렸지만 지금은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지역에서 해제돼도 문의는커녕 매물만 더 쌓이고 있다”며 “대출, 세금 규제가 대폭 풀렸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규제 지역 해제와 분양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규제를 대폭 걷어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과 경기 침체 우려로 지방 부동산 시장이 더 타격을 받으며 일부 지역 분양 아파트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세종의 주간 매매가격 누적 하락률(16일 기준)은 3.53%로 전국에서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대구(―1.95%), 부산(―1.71%), 경남(―1.63%), 대전(―1.62%)도 하락 폭이 컸다.


특히 지방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외지 투자 비중이 줄면서 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1∼11월 전국 아파트 매매량 28만359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의 원정 매수 거래량은 1만9289건으로 6.9%였다. 2021년(8.9%) 대비 2.0%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12월 거래까지 합산하면 서울 거주자의 지방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9년(5.8%)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이 기간 21.3%로 전년(20.3%)보다 소폭 높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충북 청주시의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청주지웰시티 2차 전용 84㎡는 이달 6일 4억5200만 원에 거래됐다. 집값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11월(7억7700만 원) 대비 3억 원 넘게 떨어진 수준. 흥덕구는 2021년 11월 거래된 아파트 508채 중 180채(35.4%)가 서울 거주자가 사들인 아파트였을 정도로 외지인 매입이 많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외지 투자자들이 사라지니 매수세가 거의 없다”고 했다.


부동산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등장한다. 올해 4월 입주 예정인 경북 포항시 남구 힐스테이트 포항 전용 84㎡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500만∼1000만 원 떨어진 2억6000만 원대에 나오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층이 좋지 않은 아파트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나와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방과 수도권 간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본다. 수도권 규제를 대거 완화한 1·3부동산대책으로 수도권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보고 지방 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6일 조사 기준) 지방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9로 전주(77.1) 대비 더 떨어졌다. 수도권의 매매수급지수가 올 초부터 3주 연속 상승세인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입지에 대한 투자는 다소 살아날 수 있겠지만 지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지방에서 분양받거나 매수할 때는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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