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미계약 1400채’여파…분양시장 청약일정 ‘갈팡질팡’

뉴스1

입력 2023-01-22 10:16 수정 2023-01-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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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분양단지 견본주택.(뉴스1 자료사진)

연초 분양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건설업계의 고민도 깊다. 설 명절 이후 예정된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분양업계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청약 성적은 분양가에 따라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입주자모집 공고일 기준)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33개 단지가 일반분양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1순위에서 마감한 곳은 부산 ‘남천자이’, 서울 ‘강동 헤리티지 자이’ 등 7곳에 불과했다. 일부 단지는 청약 신청자가 0명을 기록하는 등 수도권과 지방 가릴 것 없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한 미달 단지가 속출했다.

지난해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힌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마저 일부 타입은 1순위 마감에 실패하면서 분양시장 침체가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현실화했다.

청약 부진은 계약률이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졌으나,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1·3 부동산 대책에서 분양권 전매 기간 단축, 실거주 의무 폐지, 중도금 대출 기준 폐지 등을 발표하며 ‘둔촌주공 살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각고의 노력에 둔촌주공 재건축은 간신히 7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분양업계는 중도금 대출 허용 등 정부 규제 완화가 없었다면 둔촌주공 계약은 참패를 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둔촌주공의 일반분양 물량 미계약 물량은 1400여 가구에 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분양 결과가 관련 업계에 끼치는 영향이 커 정부가 내버려 둘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다방면으로 규제를 풀었는데도 (계약률이) 70%라는 숫자는 불안한 시장 심리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의 청약 부진은 건설업계의 공급 불투명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설 연휴 직후인 25일부터 2월 말까지 전국 4만283가구다. 대부분인 약 3만3000가구가 2월 예정 물량이다.

하지만 이들 단지가 실제 분양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당장 2월 분양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분양 일정을 연기했다.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애초 지난해 9월 분양 예정이었으나, 조합 내부 사정과 청약시장 위축 등 영향으로 계속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반분양을 앞둔 A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 현장이라 시장 침체뿐 아니라 조합 상황 등 다른 변수도 있다”면서 “분양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앞서 내달 분양 예정이라고 밝힌 인천 미추홀구 ‘더샵아르테’, 수원 팔달구 ‘수원성중흥S클래스’, 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평택화양’ 등 상당수 단지가 정확한 분양 시점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분양업계는 올해 분양시장은 분양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무리 입지가 우수해도 높은 분양가로 일반분양을 진행하면 흥행에 실패해 미분양 물량으로 전락할 것으로 봤다.

실제 9억원을 기준으로 지난해 청약 성적 차이는 컸다. 지난해 9억원 이하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약 16대 1로 9억원 초과(8대 1)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지역 해제를 제외하면 1·3 대책 상당수가 분양시장에 초점이 맞춰있다”라면서도 “규제 완화에도 올해 청약시장은 청약자 수가 줄고 경쟁률은 더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분양가 수준에 따라 미분양과 1순위 마감이라는 상반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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