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만으론 집값 연착륙 역부족…국회 협조 필수”

황재성 기자

입력 2023-01-18 11:49:00 수정 2023-01-18 11: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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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주택공급과 함께 다양한 부동산 관련 규제 방안을 쏟아내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던 부동산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추락하던 집값은 하락폭을 줄였고, 매수심리도 소폭이나마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대책만으로는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윤석열 정부의 다양한 부동산 대책 가운데 5가지를 콕 집어서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 일부는 야당이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국회의 싱크탱크인 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입법조사처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 ‘최근 부동산시장 동향 및 리스크 요인과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입법조사처는 “정부 대책이 단기 부동산시장 대응형으로 세제정책 등을 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어, 앞으로 정부가 부동산 정책 추진 시 고려해야 할 사안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보고서 작성 배경을 밝혔다.

보고서에는 최근 5년 간 부동산시장 상황과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내외적 리스크 요인, 윤석열 정부의 정책 대응 상황 등에 대한 분석과 함께 ①주택공급 ②연착륙 대책 ③등록임대사업자 제도 ④거래활성화 ⑤가계부채 등 5가지 정책적 고려사항이 담겨 있다.


● 공급 확대…미분양 발생상황 등 반영



18일 보고서에 따르면 윤 정부는 과거 5년여 간 발생한 주택가격 급등이 주택공급 부족에서 초래한 측면이 크다고 판단해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 16일 발표한 대책(‘희망은 키우고, 부담은 줄이는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통해 5년 간 270만 채를 공급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다만 정부는 이후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침체될 조짐을 보이자 4개월 뒤인 지난달(2022년 12월)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공공임대주택 50만 채를 차질 없이 공급하되, 필요시 (270만 채에 대해서는) 탄력적인 주택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이에 대해 “실수요자의 주택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최근의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 미분양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주택공급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수도권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공급이 본격화되고 있고, 주택공급량이 증가할 경우 주택시장 침체현상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연착륙 대책…저금리 정책대출 상품 등 마련



부동산시장은 금리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소비하는 재화 가운데 가장 비싼 고가재(高價材)로서 구매자가 저축한 현금만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리가 낮아지면 수요가 늘어 가격(집값)이 오르고, 최근과 같이 금리가 급등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시장이 침체하게 된다. 실제로 금리와 서울 아파트매매지수를 분석해 보면,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0.5% 수준에 이르고 주택담보대출금리가 3% 이하로 낮았던 2021년 상반기까지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주택시장의 연착륙 방안으로 실수요자를 위한 시세보다 저렴한 금리의 정책대출 상품과 주택대출 이자지급액에 대한 소득공제 범위 확대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등록임대 부활= 시장 모니터링 강화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문 정부에서 폐기처분했던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의 부활과 이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다주택임대사업자를 주택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규제했던 지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꾼 것이다.

문제는 등록임대사업자 제도가 5년여의 짧은 기간에 ‘장려(2017년)→폐지(2020년)→부활(2023년 중)’이라는 극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에게 큰 혼란을 주고, 정책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정책 목적을 실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현재와 같은 부동산가격 하락기에 임대의무기간(10년), 임대료 인상 제한(연 5%), 임대보증금반환보험 의무가입 등은 다주택자의 주택 구매를 유도해 주택시장이 침체되지 않게 하려는 취지를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등록임대사업자 제도가 정부의 의도와 달리 투기수요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입법조사처는 따라서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부활로 나타날) 주택시장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거래활성화= 주택시장 양극화 방지 노력



정부는 ‘2022년 세법개정안’과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 등의 중과세율에 대한 완화 방침을 밝혔다. 거래활성화를 통한 주택시장 침체를 막아보자는 취지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집값 하락국면에 집주인은 과거 주택구매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손해를 보고 팔지 않으려는 ‘손실회피’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거래 활성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조치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기존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반면 거래 활성화 정책이 전통적으로 수요가 높은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투자를 집중시키고, 비수도권의 침체는 더 가중시키는 양극화를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염두에 둔)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입법조사처는 지적했다.


●가계 부채= 부실 심화 우려에 따른 대책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고금리 등으로 주택경기 하락과 침체가 발생하면서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고용 축소의 영향으로 가계소득 감소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소득이 불안정한 고위험 채무자들은 주택대출 상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또 2019~2021년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는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증가했고, 집값 급등에 각종 대출을 통해 무리하게 집을 사는 ‘영끌족’이 생겨난 시기이다.

입법조사처는 이런 점들을 고려해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위원회가 올해 5월 선보일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금융회사들의 금리를 비교한 뒤 저금리로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각종 정보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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