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중동 붐’ 실현될까…바로 ‘22’에 달려있다[중립기어 라이브]

조아라기자

입력 2022-11-24 19:35 수정 2022-11-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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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1시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중립기어> 라이브에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거론되는 ‘제2의 중동 붐’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진단해봤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누구인지, 왜 일본이 아닌 한국을 찾았는지, ‘제2의 중동 붐’은 한국 경제의 오아시스가 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동아일보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DsIiOGxHVvQ&t=459s)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중립기어> 조아라입니다.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한국을 다녀갔죠. 그날 20시간 정도 머물렀는데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정재계에 미치는 후폭풍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 체결된 여러 협력방안들이 실제 경제 성과로 이어질 지 중립기어 박고 하나씩 팩트체크 해보겠습니다.



●두 얼굴의 빈 살만
▷조아라 기자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전통복장인 슈막(두건)을 늘 쓰고 다녀서 겉으로 보기엔 이슬람 보수주의자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실제 통치 스타일은 어떤가요?

▶박용 부국장
사우디는 이슬람 전통 맹주죠.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슬람 근본주의 또는 극단주의적 생각으로 미래를 허비할 수 없다고 직접 얘기했어요. 그 뒤에 상당히 많은 개혁 조치를 해왔죠. 빈 살만 왕세자는 아버지인 살만 국왕이 2015년 즉위한 뒤 2017년 왕세자였던 사촌형을 축출하고 왕세자가 됐어요.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 왕족과 기업인들을 감금시켜놓고 권력을 하나씩 잡아나갔죠. 그 과정에서 2016년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새로운 국가 전략인 ‘사우디 비전 2030’을 내놓았죠. 사우디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 2위, 생산량 3위,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가에요. 그런데 사우디 국내 상황을 보면 인구의 70%가 30세 이하 청년인데 그 중 28%가 실업자에요. 석유 의존도가 크다보니 경제 구조가 경직돼있고 새로운 비전이 없죠. 그걸 ‘오일의 저주’라고도 하고요.

▷조아라 기자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으로도 불리는데요. 높이 500m 길이 170km의 직선도시 ‘더 라인(The Line)’의 조감도를 보면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이에요. 과연 2030년까지 이 도시가 완성될 수 있을까요?




▶박용 부국장
터파기 공사도 시작됐다고 하니 사업은 진행될 거에요. 네옴시티를 해외 자본과 인재, 투자를 끌어들이는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건데요. 중동 국가들이 ‘오일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런 시도를 많이 하죠. 아랍에미리트 토후국인 두바이는 현재 석유 의존도가 1%밖에 안 되는데요. 1966년 유전을 발견하고 번 돈을 항만, 공항 등 인프라에 투자했고 그 결과 지금은 금융, 경제허브가 됐죠. 아부다비도 2008년 국제 유가가 급등할 때 두바이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마스다르 시티’라는 탄소 제로 친환경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했죠. 중동 국가들은 오일머니가 쌓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쏟아내요.

▷조아라 기자
여기에서 중립기어를 좀 박아야 될 것 같은데요. 네옴시티 사업도 잘될 거라는 취지의 말씀을 해주셨는데 중동국가들의 프로젝트들이 모두 성공적이었나요?

▶박용 부국장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잘될 거라고 확신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마스다르 시티 건설도 아직까지 진행 중이에요. 기업, 대학 등이 실제로 들어오기까진 엄청 오래 걸리기 때문이죠. (네옴 시티 주변 항구가 작아 물류가 들어오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도 있어요.) 그래서 빈 살만 왕세자도 한국에 왔겠죠. 한국이 ‘사우디 비전 2030’의 중점 협력 국가이기도 하고요. 또 한국의 건설 부문 누적 수출은 사우디가 제일 많아요. 7,80년대 중동 건설붐 때문이죠.
●한국에 밀린 일본?
▷조아라 기자
빈 살만 왕세자도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 기업이 사우디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었죠. 당시 얼마나 기여했길래 빈 살만 왕세자가 다시 찾아온 건가요?

▶박용 부국장
지금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중동에 건설노동자로 가서 일을 많이 해요. 중동 출장 갔을 때마다 그 분들이 한국 건설 노동자들과 비교를 많이 하죠. 7,80년대 오일쇼크로 오일머니가 넘쳐나서 한국 노동자들이 돈이 많은 곳으로 가서 너무 열심히 일했던 거죠. 매일 새벽 운동장에서 체조하고 공사현장으로 나가니까 중동 사람들이 ‘코리안 아미(Korean Army)’라고 불렀죠. 지금도 그렇게 일해 줬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있대요.

▷조아라 기자
현재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좋지 않은데 굳이 한국을 찾은 건 반도체, 배터리, 수소 활용 등 신산업 분야에서 축적된 한국의 경험을 벤치마킹하고 싶어 한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박용 부국장
일단 국제정치에 명분은 크게 의미가 없어요. 예를 들면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배후자로 지목되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기 빈 살만 왕세자를 ‘국제적 왕따’로 만들겠다고 했죠. 하지만 얼마 전 에너지 위기 속에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고 또 면책권도 주겠다고 하는 거 아니에요. 또 러시아는 세계 두 번째로 석유 생산량이 많은 산유국이라 유가가 오르면 그 돈을 전비로 쓸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미국으로선 사우디를 설득해서 유가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사우디는 자신들이 뭘 갖고 있는 지 잘 알아요. 그걸 십분 활용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사우디는 과거와 달리 인프라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담에서도 에너지, 방산 다음으로 인프라 협력을 얘기한 거죠.

▷조아라 기자
또 이번에 한일 언론들이 주목한 것이 당초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한 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일정을 취소한 것이었어요. 이미 한국에서 40조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었기 때문에 일본에 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오는데요.

▶박용 부국장
빈 살만 왕세자가 모든 걸 결정하기 때문에 갑자기 취소하고 안 갈 수 있었겠죠. 빈 살만 왕세자와 일본의 관계에서 틀어진 게 있었겠죠. 중동 사람들은 의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요. 의전 상 또는 실질적인 협력 내용을 놓고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2의 중동붐’ 신기루일까
▷조아라 기자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방한에서 한국 8대 기업 총수들과 회동했는데요. 일각에선 사우디가 670조 원을 다 풀어서 네온시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도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찾아와 투자를 유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박용 부국장
당연하죠. 670조는 엄청 큰 돈이잖아요. 사우디에서 다 조달할 순 없을 거예요. 빈 살만 왕세자는 자신들이 프로젝트를 열고 마중물을 부을테니 당신들도 투자하라는 형태의 협력관계를 갖겠다고 온 거죠. 다만 빈 살만 왕세자가 37세의 젊은 나이고 앞으로도 30년 이상은 집권할 것 아닙니까. 사우디의 의사결정이 한 사람에게 몰려 있고 그런 의사결정 구조가 30년 이상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떨어지니 사우디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거죠.

▷조아라 기자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10조 원 규모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었지만 그 중 절반은 실행단계에 오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이번엔 가능할까요?

▶박용 부국장
MOU는 구속력이 없잖아요. MOU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확률은 낮죠. MOU만 갖고 사업이 안된다는 걸 지금 대통령실도 잘 알고 있을 거에요. 장밋빛 환상을 가질 필요는 없죠. 하지만 경제 위기 속에서 ‘제2의 중동붐’이라는 기대를 이용하는 게 맞는 것이지 어떤 명분 때문에 외면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이번에는 건설 인프라 중심으로 이뤄진 과거 협력과 달리 다각도로 협력이 이뤄져야 할 겁니다.
앞으로 ‘제2의 중동붐’이 사막의 신기루로 사라질 거냐 아니면 대한민국의 오아시스가 될 것이냐가 관심사일 것 같은데요. 전 매직넘버로 ‘22’를 꼽아봤습니다.

박용 부국장이 ‘매직넘버’로 22를 꼽은 이유는 과연 뭘까요? 동아일보 유튜브에서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조아라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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