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로변서 골목으로, 짐싸는 스타트업
김하경 기자
입력 2022-09-22 03:00 수정 2022-11-08 17:48
[겨울 맞은 스타트업]
자금난 속 사무실 임차료 부담
스타트업 71.4% “이전 고려중”
업계 “내년엔 강남 이탈 더 늘것”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몰려들던 스타트업들이 강남을 떠나려는 움직임도 있다. 현금 확보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임차료가 좀 더 저렴한 위치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무실은 테헤란로 등 강남권 대로변 건물 내 660m²(약 200평) 이상의 상대적으로 큰 규모 사무실이었다. 직원이 60명 내외인 스타트업이 1인당 필요한 면적을 2∼2.5평으로 계산하고, 직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을 고려해 찾는 면적이다. 특히 수평적인 조직을 추구한다며 내부가 벽으로 구분되지 않는 구조를 더 선호했다. 이런 사무실이 임대로 나오면 스타트업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건물주가 면접을 본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강남 사무실은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간다’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최근 투자 상황이 달라지면서 이런 얘기가 쏙 들어가는 추세다. 강남권으로 사무실 이전을 계획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인재 영입이나 인프라를 고려할 때 강남은 여전히 스타트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면서도 “임차료가 너무 오른 상태라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부담이 돼 강남 한복판보다는 인접 지역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84곳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1.4%는 ‘현재 사무실 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고, 그 이유로 ‘임대료 부담’을 제일 많이(50%) 꼽았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크지만 같은 강남이라도 역세권에서 골목 안쪽으로 이동하려 하는 등 입지가 떨어지는 곳으로 가려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롭테크 기업 ‘스매치’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660m² 이상 규모의 대형 물건이 나오면 한 공간에 여러 업체가 비딩(입찰)이 붙거나 건물주가 재무제표를 요구해 심사하는 등 빡빡하게 입주사를 선정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비딩 없이 계약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이 되면 강남권 사무실 분위기가 더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보통 스타트업 대표들은 1년 치 사무실 임차료에 해당되는 자금을 어느 정도 따로 확보해 둔다”며 “비축해 둔 임차료가 소진되는 1년 뒤쯤, 강남에서 빠져나가는 스타트업이 더 늘 거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자금난 속 사무실 임차료 부담
스타트업 71.4% “이전 고려중”
업계 “내년엔 강남 이탈 더 늘것”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몰려들던 스타트업들이 강남을 떠나려는 움직임도 있다. 현금 확보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임차료가 좀 더 저렴한 위치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무실은 테헤란로 등 강남권 대로변 건물 내 660m²(약 200평) 이상의 상대적으로 큰 규모 사무실이었다. 직원이 60명 내외인 스타트업이 1인당 필요한 면적을 2∼2.5평으로 계산하고, 직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을 고려해 찾는 면적이다. 특히 수평적인 조직을 추구한다며 내부가 벽으로 구분되지 않는 구조를 더 선호했다. 이런 사무실이 임대로 나오면 스타트업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건물주가 면접을 본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강남 사무실은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간다’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최근 투자 상황이 달라지면서 이런 얘기가 쏙 들어가는 추세다. 강남권으로 사무실 이전을 계획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인재 영입이나 인프라를 고려할 때 강남은 여전히 스타트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면서도 “임차료가 너무 오른 상태라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부담이 돼 강남 한복판보다는 인접 지역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84곳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1.4%는 ‘현재 사무실 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고, 그 이유로 ‘임대료 부담’을 제일 많이(50%) 꼽았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크지만 같은 강남이라도 역세권에서 골목 안쪽으로 이동하려 하는 등 입지가 떨어지는 곳으로 가려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롭테크 기업 ‘스매치’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660m² 이상 규모의 대형 물건이 나오면 한 공간에 여러 업체가 비딩(입찰)이 붙거나 건물주가 재무제표를 요구해 심사하는 등 빡빡하게 입주사를 선정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비딩 없이 계약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이 되면 강남권 사무실 분위기가 더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보통 스타트업 대표들은 1년 치 사무실 임차료에 해당되는 자금을 어느 정도 따로 확보해 둔다”며 “비축해 둔 임차료가 소진되는 1년 뒤쯤, 강남에서 빠져나가는 스타트업이 더 늘 거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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