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하루에 1000가구 미분양…건설업 혹한기 오나

뉴스1

입력 2022-08-16 09:09 수정 2022-08-16 09:1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미분양 경고등이 켜졌다. 확산 속도마저 심상치 않다. 순위 내 청약 마감 단지를 찾기 힘든 데다 한 곳에서 미계약 물량이 수백개씩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유치 효과로 집값 상승이 컸던 평택의 경우 하루에만 미분양 아파트가 1000가구 이상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 매수심리 급랭 영향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건설업계에 혹한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분양이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이어질 경우 실적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 빌리브루센트의 경우 지난 9~10일 진행한 순위 내 청약 229가구 모집에 30명만 접수했다. 특히 전 주택형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분양된 ‘여수 한국아델리움 프라하’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의 분양 물량은 182가구였지만 이틀간의 청약 진행 결과, 접수는 52건에 불과했다.

DL건설이 지난 9~11일 공급한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1블록)’의 경우 953가구 모집에 352명이,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블록)’의 경우 816가구 모집에 385명이 각각 청약을 접수했다. 두 단지 청약 결과에 따라 이 지역 미분양 물량은 순식간에 1000가구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또 △대구 ‘대명 헤리티지’ △경남 ‘e편한세상 삼천포 오션프라임’ △대구 ‘수성 자이르네’ △전북 ‘익산 남중동 광신프로그레스 더센트로’ △광주 ‘선운 더브이 레브리티’ △전북 ‘남중동 오투그란데 뉴퍼스트’ 등은 일부 주택형만 순위 내 청약 모집 인원을 채웠다. 다만 그중 일부 단지의 미분양 물량은 100가구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분양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부동산 매매시장처럼 분양시장에도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하반기 주택 미분양은 상반기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지난해 분양과 사전청약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것과 다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2022.7.29/뉴스1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현장에서는 미분양 소진을 위해 할인 분양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일부 타입을 대상으로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15%의 할인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하게 매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최대한 빨리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려고 일부 사업자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할인 분양은 사실 초기 분양자 불만 등으로 최대한 지양되는데 이 같은 조치가 나온 건 사업자가 향후 매수심리가 더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귀띔했다.

실제 매수세는 위축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4.6)보다 0.2포인트(p) 하락한 84.4로 집계됐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2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매수 신고는 516건에 불과했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았지만 매수심리 위축 등을 고려하면 올해 2월(815건)을 하회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미분양 확산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경영 악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값 상승 부담과 함께 수주 감소로 건설사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미분양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까 봐 걱정”이라며 “아무리 보수적으로 경영한다고 해도 회사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신규 사업을 안 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현재 정해진 (주택 등의) 사업은 추진해야 하는데 간혹 일부 지역의 경우 분양하면 미달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 진행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건설업계에 겨울이 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전문가 칼럼



부자동 +팔로우, 동아만의 쉽고 재미있는 부동산 콘텐츠!, 네이버 포스트에서 더 많이 받아보세요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