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주택현황도 없는 정부, 부동산시장 ‘헝다’ 리스크 어쩌나

뉴스1

입력 2021-09-26 07:44 수정 2021-09-2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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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남산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뉴스1 © News1


중국 굴지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헝다)의 채무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국자본의 부동산시장 유입이 많았던 국내에 끼칠 영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헝다의 선분양 아파트와 고수익보장 펀드에 빚을 내 투자한 투자자들이 헝다의 파산 이후 자금난과 채무불이행에 봉착하면 국내에 투자한 아파트 등 부동산자산도 처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정부가 헝다의 파산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중국의 국내 주택보유 현황을 파악하는 기초작업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역외 채권 못막은 헝다그룹…335조 채권 속 中투자자도 ‘재정난’ 임박

26일 CNBC,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헝다그룹은 23일 2025년 9월 만기 역외 채권 20억달러에 대한 이자 8350만달러를 지급해야 했으나 24일까지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도 2024년 3월 만기 채권 이자 4750만달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3050억달러에 대한 이자를 지급 예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갚지 못한다면 역외채권 채무 불이행을 선언해야 한다.

하지만 헝다의 자구책은 현재로선 유명무실하다. 중국정부가 지방정부에 헝다 파산에 대비하라는 지침을 내린 뒤 현 상황을 방치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335조원에 달하는 부채 해결의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국내 부동산시장의 관건은 헝다가 선분양한 아파트에 투자한 120만명은 물론, 최저 8%대 고금리 자산관리상품에 투자한 수백만 투자자들의 향방이다. 헝다가 파산하면 이들이 빚을 내 투자한 투자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 다른 투자 자산을 매각해 이를 메울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회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서울을 중심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중국자본의 유입이 많이 늘어났는데, 금융기관의 채무자인 중국 투자자의 여건이 어려워지면 해외투자 자산을 우선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에 따르면 중국인(법인 포함)의 국내 보유 토지는 2011년 3515건, 369만5166㎡(공시지가 7652억원)에서 2020년 5만7292건, 1999만5837㎡(공시지가 2조826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10년 만에 필지는 16.3배, 면적은 5.4배, 공시지가는 3.7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필지 기준 외국인 토지의 중국인 비중도 4.91%에서 36.37%로 7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문제는 채무기일이 임박한 헝다 투자자들이 일시에 국내 부동산을 매각할 경우다.

◇중국인 보유 국내 필지 10년간 16.3배 급증…공시지가만 ‘2.8조’

이를테면 중국인이 보유한 서울 토지는 지난해 말 기준 27만3000㎡에 달한다. 업계에선 빈 땅이 거의 없는 서울에서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면 아파트 공유지분이나 주택, 건물 등의 대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를 경기(490만3000㎡), 인천 (21만4000㎡)까지 확대하면 수도권 전역의 중국인 소유 53만9000㎡분의 토지와 주택, 아파트가 헝다 파산에 따른 단기 매각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아파트가격 등 부동산시장에서 단기 급등과 급락은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금융부담을 키울 뿐만 아니라 시장 안정성을 해치는 위험요소”라며 “특히 현재 아파트 거래시장은 지역구별로 사실상 10건 남짓의 거래가 상승 폭을 주도하는 상황이라, 대규모 대량 급매가 진행될 경우 가격 안정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최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임박을 공식화한 데다 내년 초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황이라, ‘헝다 사태’가 국내 부동산시장에 투자한 외국자본 전반의 ‘매각’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런 리스크 속에서도 정부가 외국인의 주택소유 현황을 명확히 관리하지 않아 국민들이 현황 자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특히 지난 2~3년간 외국인이 사들인 아파트 증가율이 가파르다”며 “평균 시세 10억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약 1만2400가구를 외국인과 외국법인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국적별 주택소유 현황도 쉽게 파악할 수 없도록 한 정부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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