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급’ 광명·시흥 신도시…‘서울 집값’까지 끌어내리나

뉴스1

입력 2021-02-25 08:45 수정 2021-02-2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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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지구를 3기 신도시로 추가해 7만가구를 공급하는 정부의 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서울 인근의 신도시 개발이 정부의 목표대로 치솟은 집값을 끌어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이 장기적으로는 낙후된 서울 서남권 지역의 개발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4년 뒤에나 입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장 집값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3년 광명·시흥 신도시에 대한 사전청약을 진행한 뒤 2025년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총 공급 규모는 7만가구에 달한다. 기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역 중 가장 큰 공급 규모이자, 10만가구 규모인 분당과 동탄신도시에 맞먹는 수준이다.

◇뉴타운 옆 광명·시흥 신도시…호재 vs 악재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소식이 전해지자 신규 택지 주변의 광명·시흥지역과 서울 서남권 등에서는 호재냐, 악재냐를 두고 반응이 엇갈렸다.

광명 뉴타운 추진 지역과 민간 재건축을 추진하는 인근 주변에서는 광명·시흥 신도시의 대규모 주택공급이 예고되자 공급확대로 광명 뉴타운 지역의 집값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다.

광명·시흥 신도시는 광명시 광명동 Δ옥길동 Δ노온사동 Δ가학동 Δ시흥시 과림동 Δ무지내동 Δ금이동 일대 1271만㎡(384만평) 규모다. 일부 지역은 광명 뉴타운 추진 지역과 인접해 있다. 싼 값의 공공주택이 신도시에 공급될 경우 수요가 신도시로 빠져나가 뉴타운 지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뉴타운 입장에서 보면 당장 악재로 보일 수 있지만 신도시 개발로 교통 인프라가 확대되는 등 지역 전체가 개발되는 것이기 때문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교통인프라가 같이 들어오니 상주여건은 좋아지는데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길게 보면 나쁠 건 없다”며 “신도시가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많아진다는 점도 지역에는 호재다. 3기 신도시는 업무시설이 많이 들어간다. 악재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광명 뉴타운 쪽에서 피해 우려가 있지만 3기 신도시가 사전청약을 하고 입주까지 하려면 5년 정도는 걸린다”며 “3기 신도시는 전매제한이 10년이라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소장도 “광명 뉴타운 근거리에 신도시가 생긴다고 악재는 아니다”며 “밀집력이 높은 지역에 새 아파트가 생기는 것은 수요에 마이너스 요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히려 “해당 택지개발이 호재로 인식돼 단기적으로 주변 집값 상승의 기폭제가 되지 않도록 투기적 가수요에 대한 단속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광명동 인근의 A 공인중개소 대표는 “광명·시흥 절반이 노는 땅이었는데, 그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교통망도 정비된단 이야기”라며 “대규모 공급으로 집값이 잠깐 타격을 입을 순 있지만, 인프라가 좋아져 장기적으론 지역 자체가 뜰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광명동에 13년째 거주 중인 김모씨(59)도 “2000년대 초부터 희망만 심어놓고 매번 개발이 무산됐는데, 늦게라도 신도시 확정이 됐다니 다행”이라며 “방금도 주민들과 분양권 이야기를 하다 왔는데, 다들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7만가구 광명·시흥 신도시 등장…집값 영향은

이번 광명·시흥 신도시를 두고 전문가들은 동탄 신도시와 견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7만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공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동탄보다는 ‘분당급’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대규모 주택공급에도 불구하고 집값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광명·시흥지구(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과거 이명박정부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따른 토지이용계획도 대략 만들어진 상황이라 지자체 개발협의만 잘 이뤄진다면 수도권 서부지역 공급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거에 비해 주변 공급과잉 리스크가 감소했고 광명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커서 주변 청약대기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분양시점이 2025년이라 당장 연내 수도권 집값 상승을 안정으로 이끄는 것은 제한적이다”며 “주변 유효 수요의 분양대기 수요 전환이나 집값 상승세를 다소 둔화시키는 것은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공공개발로 싸게 분양되겠지만 결국 주변시세 수준으로 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소장은 “이번 1차 발표(광명·시흥)로 집값이 잡힐 것으로 예상하기는 애매하다. 2분기 2차 신규 택지 발표까지는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데 공급확대 대상지를 기다리는 분석이 있다”며 “만약 2분기 중에 관심 높은 지역이 구체적으로 결정되고 진행되는 모양새 나오면 이후 추격 매수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다만 정부는 광명·시흥 신도시가 서울에 집중된 주택수요를 분산시켜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광명·시흥은 서울과의 거리가 1㎞ 이격된 근거리에 위치해 서울 주택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1기, 2기 신도시보다 (서울) 근거리에 위치, 입지가 좋고 규모가 크면서 교통대책도 철도를 중심으로 기반시설을 좋게 갖출 계획이기 때문에 충분히 서울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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