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예상 뛰어넘는 주택물량 공급”… 규제기조는 유지해 효과 의문

이새샘 기자 , 세종=주애진 기자 , 정순구 기자

입력 2021-01-19 03:00 수정 2021-01-19 03:5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신년회견서 부동산정책 방침 밝혀… “투기방지 역점뒀지만 안정 안돼
세대수-유동성 증가로 집값 상승 신규택지 과감하게 개발해 공급”
소규모 재건축-공공참여 확대키로… 전문가들 “민간참여 유도방안 필요”


김흥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공 재개발과 역세권 개발, 신규 택지의 과감한 개발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구상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종=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시장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 주도 재개발과 재건축에 인센티브를 늘리고 신규 택지를 확보해 공급을 늘리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재건축 규제를 그대로 둔 채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물량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예상 뛰어넘는 공급”… 추가 규제 완화에 관심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공 참여를 늘리고, 인센티브도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 재개발, 역세권 개발, 신규 택지의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겠다”고 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부 합동 부동산정책 브리핑에서도 같은 취지의 도심 공급대책이 논의됐다. 200채 미만인 소규모 재건축에도 공공이 참여토록 하겠다는 내용이 새로 포함됐다. 이를 통해 현재 약 5800채인 기존 소규모 재건축 구역 주택을 2022년까지 1만 채 규모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이날 지난해 5·6공급대책에서 내놨던 역세권 범위를 기존 역 반경 250m에서 350m로 넓히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2025년까지 서울 도심에서 2만2000채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공공 재건축은 민간 호응이 크지 않고, 공공 재개발도 실제 분양까지 빨라야 4∼5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신규 공공택지 공급 역시 올해 사전청약을 실시하더라도 본격적으로 입주하기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언급한 ‘신규 택지’가 공급 확대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동안 서울 내 유휴부지를 상당수 발굴해낸 데다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해 설 연휴 전 대규모 택지를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는 역세권 범위 확장, 용적률 규제 완화, 일조권 및 주차장 규제 완화 등 도시계획 규제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저금리와 가구 수 증가에 책임 전가

이날 문 대통령은 “그동안 투기를 잘 차단하면 충분한 공급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 사실이었고, 투기 방지에 역점을 뒀으나 결국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았음을 시인한 것이다.

그럼에도 집값 상승의 원인에 대해선 설득력 있는 분석을 내놓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가구 수가 61만 가구가량 늘었고 저금리로 유동성이 늘어난 점을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 결과) 우리가 예측했던 공급의 물량에 대한 수요가 더 초과하게 되고, 결국 공급 부족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구 수는 2018, 2019년에도 41만∼44만 가구씩 늘었고 시중 유동성도 수년째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집값이 급등한 것은 임대차 2법의 급격한 도입, 규제지역 확대 등 규제의 부작용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 점을 외면한 채로는 매물을 유도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민간 중심의 공급대책 필요하다”

이날 문 대통령과 정부 부처는 대출, 세제 규제 등 기존 수요 억제책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양도세 중과 완화나 중과 유예는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대출 규제도 풀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공급을 계속 억제하면서 공공 주도 공급을 강조하는 정부정책 방향에 의문을 제기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급대책의 주안점을 민간에 두고 지금과 다른 방향의 인센티브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 / 세종=주애진 / 정순구 기자

관련기사

전문가 칼럼



부자동 +팔로우, 동아만의 쉽고 재미있는 부동산 콘텐츠!, 네이버 포스트에서 더 많이 받아보세요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