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부푼 꿈에 과천·광명 몰리는 청약 난민
뉴스1
입력 2019-12-03 07:29 수정 2019-12-03 07:29
경기 과천과 광명의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 수 추이. © News1
“지금도 늦지 않았다.”
로또 청약 기대감에 과천과 광명 등 수도권 알짜 지역의 청약통장이 꾸준히 늘고 있다. 분양 일정마저 마냥 늦어져 로또 청약 기대감에 따른 청약통장 가입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경기 과천시의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만2937명이다. 1년 전(2만1376명)보다 1561명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1순위 가입자 수가 월평균 100여명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11월 1순위 가입자 수는 2만300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광명 역시 과천과 비슷한 추세다. 광명시의 10월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해 10월보다 1만338명 증가한 10만3432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9월보다도 1245명 늘었다. 상승 폭은 광명이 과천보다 더 컸다. 광명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은 11.1%로 과천(7.3%)보다 더 높았다.
과천과 광명의 공통점은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알짜 지역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서울 집값이 급등할 때마다 함께 상승했고, 상승 폭은 오히려 더 높은 경우가 많았다. 실제 과천의 11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91%로 서울 강남권(0.6%)의 3배 이상에 달했다.
부동산업계는 과천과 광명의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 배경에는 로또 청약이 있다고 분석했다. 두 지역은 모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새 아파트 청약에 성공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HUG 규제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와서다.
특히 과천은 청약 1순위 가입자 수가 2만명대에 그쳐 서울 등 다른 지역보다 당첨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여기에 로또 청약으로 꼽히는 알짜 분양단지의 분양 일정이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청약을 노린 이주 수요도 상당하다. 급증하는 수요에 일대 전셋값은 11월 한 달 만에 2.42% 오르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애초 올해 8월 분양 예정이었던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분양 시기가 불투명하다. 지난달 29일 열린 과천시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푸르지오 벨라르테의 분양가 재심의는 부결됐다. 과천시는 지난 7월 책정한 분양가 3.3㎡당 2205만원에 문제가 없다고 다시 통보했다. 사업자인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8년 임대 후 분양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지오 벨라르테의 분양 불투명으로 대기 중인 과천제이드자이 등 다른 단지들도 분양 시기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일정이 계속 밀리면서 (청약 1순위 자격을 위한 이주가) ‘아직 늦지 않았다’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며 “로또 청약을 노리고 몰려오는 투기 수요에 원주민의 기회가 줄어드는 (분양가 규제의) 역효과가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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