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도 신축아파트 최고가 행진

유원모 기자

입력 2019-09-10 03:00 수정 2019-09-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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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분양가 상한제 법안 공포 앞두고
재건축-재개발 공급 축소 우려에 강남 이어 서울 전역 ‘신축’ 강세
청약 몰려 ‘송도더샵’ 80m² 1463대1… 전문가 “공급확대 정책 필요한 시점”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 “상한제 소급적용 반대” 수도권 42개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1만20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소공원에서 ‘분양가 상한제 소급 적용 저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완료했거나 인가를 받은 사업장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서울시내 주요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서울시내 주요 주택 공급 통로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대폭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신고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면적 84m²는 지난달 27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2015년 9월 준공된 이 아파트는 올해 6월 신고된 기존 최고가 26억 원에 비해 1억7000만 원가량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6월 준공된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역시 지난달 전용면적 84m²가 신고가인 28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강남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성동구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는 전용면적 59m²가 지난달 12억 원으로 역시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 단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상한제 발표 이후 거래 문의가 확 늘어나더니 지난달에만 이 단지에서 20건 이상의 매매가 성사된 것으로 안다”며 “2016년 입주를 시작해 골프연습장, 라운지카페 등 커뮤니티 시설이 좋은 아파트라는 인식이 강해 신축 프리미엄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준공된 마포구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2단지’, 2016년 입주를 시작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신대림2차신동아파밀리에’ 등 서울 전역에서 신고가를 경신한 신축 아파트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발표 이후 서울의 재건축 단지의 가격은 8월 4주와 5주 각각 0.03%씩 하락했다. 반면 준공된 지 5년 이내의 신규 아파트 가격은 평균 아파트 상승률을 웃돌며 매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서울에서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18만 가구가 넘지만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에 맞는 신규 아파트 공급은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돼 실제로 재건축 사업 일정을 연기하는 단지가 속출할 경우 이 같은 신규 아파트 인기 현상은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규 아파트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청약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포스코건설이 4일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서 청약을 받은 3개 아파트 단지 789채 일반분양에 11만299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43 대 1에 달했다. 이 가운데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 아파트의 전용면적 80m²는 33채 모집에 인천지역에서 2만4871명이 접수해 1463 대 1, 기타 지역에서는 8930명이 신청해 무려 2111.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에 대한 의견 수렴을 23일까지 진행 중이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초 국무회의에서 의결 후 곧바로 공포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의결·공포까지는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다만 상한제가 적용될 사업장을 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곧바로 열릴지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시장에 유동자금이 풍부해지면서 희소성 높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가격만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수요가 몰리는 서울 등 주요 지역에 대한 공급 정책 역시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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