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미분양 통계 수백건 또 ‘누락’…신뢰도 ‘바닥’

뉴스1

입력 2019-09-08 07:13 수정 2019-09-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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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의 7월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 © 뉴스1
국가 승인 통계인 미분양 통계에서 또다시 수백여건이 누락되는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과 수요자의 주택 구매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통계임에도 허술한 집계 방식으로 오류가 반복되면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8일 분양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분양한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지난 7월(9~11일) 정당 계약을 한 결과 710가구 중 최소 절반 이상이 미분양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앞선 청약 때에도 333명만이 접수하는 데 그쳐 347가구가 미달하면서 대거 미분양이 예고됐던 단지다.

같은 기간 인근에 분양한 대방건설의 ‘운정신도시 대방노블랜드’와 중흥토건의 ‘운정신도시 중흥S클래스’도 7월 정당 계약을 한 결과 상당수 미분양이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서 이 3개 아파트 단지의 미분양 수치는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의 미분양 수치 누락은 파주시뿐만 아니라 경기도 전체 미분양 통계를 뒤바꿔놨다.

정부는 파주시 미분양이 7월 말 기준 10가구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미분양은 6월 7853가구에서 7월 7821가구로 오히려 32가구가 줄어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원래대로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등 3개 단지의 미분양 수치가 포함되면 통계는 전혀 달라진다. 파주시 7월 기준 미분양은 6월보다 최소 500가구 이상 급증하고, 경기도 미분양도 감소가 아니라 최소 400여가구 이상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가 된다.

특히 파주시는 이번 미분양 증가로 주택도시보증공사(HIUG)가 지정하는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돼 주택 공급 제한을 받아야 했지만, 수치 오류로 이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결국 이 기간 파주시와 경기도 분양시장엔 미분양 증가로 인해 빨간불이 켜졌음에도, 통계가 이를 제때 반영하지 못해 적시에 시장에 경고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6월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단지의 모델하우스 모습. © 뉴스1
일부 주택 수요자들은 미분양이 줄었다는 잘못된 정보로 시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분양업체의 홍보에만 이끌려 미분양 주택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

정부의 통계 오류는 이번만이 아니다. 불과 3개월 전 발표한 5월 미분양 통계에서도 경기도 화성시에서 미분양 1000여건이 대거 누락돼, 경기도와 수도권, 전국 미분양 통계가 왜곡된 바 있다.

통계 오류의 원인은 허술한 집계 및 검증 방식 때문이다. 현재 국토부가 매달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는 각 시·군·구가 건설업체로부터 제출받은 미분양 주택 현황을 취합해 만든다.

지자체가 분양계약서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분양 성적에 민감한 건설사들이 미분양 보고를 미루거나 축소 보고해도 걸러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지자체와 국토부에서 미분양 통계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의 업무 이해도가 낮거나 실수가 있을 경우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 이번 미분양 통계 역시 지자체와 국토부 등의 검증을 거쳤으나, 미분양 수치 누락을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한두 건의 수치가 누락됐다면 실수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수백건의 수치가 거듭 누락됐다는 것은 통계로서 존재 의미를 상실한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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