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 악영향 우려 속도조절 강력주문

세종=송충현 기자 , 박성진 기자

입력 2019-08-13 03:00:00 수정 2019-08-1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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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도 분양가상한제]“부처간 별도협의 필요” 강조
기재부, 발표시기 조정 요구… 국토부 “집값 상승 우려” 강행
與내부서도 “시장 왜곡” 지적… 野 “盧정부 부동산 실패 답습”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대해 사실상 속도 조절을 주문한 이유는 분양가상한제 정책의 득(得)만큼 실(失)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을 경우 올해 2.5%의 성장률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깔려 있다.

홍 부총리는 12일 경기 파주출판단지에서 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발표 내용은 적용 요건을 완화하는 1단계 조치이며 부동산 상황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실제 적용하는 2단계 조치는 관계부처 간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7월 초부터 3차례에 걸쳐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해왔다. 2단계 조치는 부처 간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백히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려면 기재부를 포함한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간 기재부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이 건설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국토부에 전달해왔다. 하지만 국토부는 발표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기재부의 요구에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준금리가 인하돼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는 “민간주택에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는 건 이미 있는 제도인데 요건이 엄격해서 적용시키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입법예고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시행까지) 2,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국토부는 당초 10월에 바로 시행하길 원했지만 기재부 등이 반대해 10월에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후 적용 지역을 정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방안에 대해선 기재부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열린 당정협의에서 일부 여당 의원은 정부의 가격 통제가 시장 왜곡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의원들이 분양가상한제가 근본적인 부동산 대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묻는 등 일부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은 “시행령 개정안 시행이 10월인 만큼 향후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서울 강남3구에 적용될 수도 있고 상승세가 꺾이면 그냥 상한제 적용을 안 할 수도 있다”며 “그때 다시 당정이 협의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반면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본다는 것은 주택시장이 크게 안정돼 정량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지역이 나올 가능성을 고려한 발언”이라고 했다. 이어 “시장 상황이 지금 그대로(소폭 상승)이거나 더 큰 상승세가 나타나면 10월 중에도 당장 상한제 대상을 지정할 수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수요가 많은 서울의 재개발, 재건축을 이렇게 어렵게 만들면 결국 도심 주택의 희소성을 키워 가치만 높여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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