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내부거래 156조…“총수2세 지분율 높을수록 비중 커”

뉴시스

입력 2022-12-01 12:04:00 수정 2022-12-01 12:05:0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지난해 삼성, 현대자동차 등 ‘10대 재벌’의 내부 거래액이 15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이 많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 거래 현황(상품·용역 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 5월 지정된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316개 계열사이며,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내부 거래 현황을 분석했다.


◆매출액 늘어나면서 내부 거래액 커져…비중은 줄어

지난해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 거래액은 218조원이며, 내부 거래 비중은 11.6%로 집계됐다.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경우 내부 거래액이 155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1%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자동차(45조2000억원), SK(35조9000억원), 삼성(29조6000억원), LG(15조2000억원), 현대중공업(10조원), 롯데(7조3000억원), CJ(3조5000억원), 한화(3조3000억원), GS(3조원), 신세계(3조원) 순으로 많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208조9000억원으로 17.2% 비교적 큰 폭 늘어나면서 내부 거래액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내부 거래 비중은 12.9%로 0.2%포인트(p) 빠지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수가 있는 66개 집단을 기준으로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 거래 비중은 19.3%로 20% 미만인 회사(11.4%)보다 7.9%p 높았다.

총수2세 지분율이 100%인 회사인 경우 이 수치가 29.3%에 달했다. 30% 이상과 50% 이상은 각각 20.5%, 21.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공정위는 총수2세의 지분율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 거래 비중이 1년 전보다 3.4%p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관련 회사를 통해 승계자금 마련 목적의 사익편취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변화는 의미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2세 지분율과 내부 거래 비중 간 상관관계가 상당히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특수관계인 부당이익제공 행위 관련 규제 대상 회사(664개)의 내부 거래 금액이 30조8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91.1%(28조원)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또한 수의계약 비중은 비상장사(95.7%)가 상장사(84.9%) 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여기에는 총수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 또는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넘게 보유한 자회사 등이 포함된다.

민 과장은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통한 감시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비상장사에서 내부 거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부당 내부 거래 발생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의 필요성이 상당히 높다”고 언급했다.


◆대기업, 물류·IT 분야 내부 매출·매입에 의존…“상생 생태계 조성해야”

공정위는 올해 처음으로 물류·정보기술(IT) 분야 매출·매입현황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기업집단 현황 공시상 계열사 간 물류·IT 서비스 거래 현황 공시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해당 매출액이 사업연도 매출액의 5%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인 경우 모든 계열사와의 매출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

그 결과 물류·IT 분야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 내부 거래 비중이 크고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내부 거래 물량을 확보하는 등 다소 폐쇄적인 거래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물류 매출 현황을 공시한 31개 기업집단의 물류 내부 매출액은 12조3000억원이며, 내부 매출 비중은 49.6%로 집계됐다.

물류 내부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집단은 쿠팡(100%), 농협(100%), 한라(100%), 하이트진로(99.6%), 농심(96.1%) 순이다. 금액별로는 LG(2조8582억원), 쿠팡(2조3929억원), 삼성(1조8298억원), 현대자동차(1조849억원), 롯데(9045억원) 순이다.

물류 매입 현황을 공시한 기업집단은 25개다. 이들의 물류 내부 매입액은 12조원이며 내부 매입 비중은 49.8%이다.

물류 내부 매입 비중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라(100.0%), 삼성(93.8%), 동국제강(83.7%), 현대자동차(79.3%), 효성(76.9%) 등이며, 금액순으로 따질 경우 LG(2조8380억원), 쿠팡(2조3917억원), 삼성(1조8864억원), 현대자동차(1조635억원), 롯데(8358)억원 등이다.

IT 서비스 매출 현황을 공시한 47개 기업집단의 IT 서비스 내부 매출액은 13조1000억원, 내부 매출 비중은 68.3%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내부 매출 비중이 100%인 기업집단은 현대백화점, 농심, 동원, 오케이금융그룹, 쿠팡 등이다. 매출액은 삼성(3조5671억원), LG(2조3959억원), SK(1조4216억원), 현대자동차(1조1862억원), 롯데(6262억원) 순으로 많았다.

IT 서비스 매입 현황을 공시한 기업집단은 43곳이며 내부 매입액과 비중은 각각 11조4000억원, 57.1%이다.

여기서 두산, 농심, 애경, 대우조선해양, 세아, KG, 효성, 동원, 유진, 중앙, 영풍, 태영 등 12개 집단의 IT 서비스 내부 매입 비중은 100%에 달했다. 내부 매입액이 많은 기업집단은 삼성(3조7013억원), LG(1조9034억원), SK(1조2602억원), 현대자동차(1조1521억원), 롯데(5627억원) 등이다.

민 과장은 “물류·IT 서비스 매출회사는 매출을 계열사에 의존함에 따라 자체적인 혁신 동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매입회사의 경우 계열 물류·IT 서비스 회사로부터 매입에 의존함에 따라 독립 물류·IT 서비스 회사의 성장 기회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기업집단이 내부에 쌓인 노하우를 외부로 원활히 공유하고 이를 통해서 물류·IT 서비스업계 전반의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데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