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넘버3 “2024년에나 금리 인하”…인플레 낙관론에 경고

뉴욕=김현수 특파원

입력 2022-11-29 14:27 수정 2022-11-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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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 글렌뷰의 한 마트에서 미국 소비자가 추수감사절 장을 보고 있다. 글렌뷰=AP뉴시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가 2024년 쯤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며 시장의 ‘인플레이션 낙관론’에 경고장을 날렸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8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주최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물가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내후년인 2024년에나 금리 인하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노동 수요와 경제 수요가 더욱 강하다. 게다가 (경제) 기저에 깔린 높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9월 예측치보다 최종금리를 좀더 높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9월 예측치 중간값은 4.6%로 시장은 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에서 세 번째로 높은 직위로 꼽힌다. 뉴욕 연은 총재는 다른 지역 연은 총재와 달리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항상 투표권을 가진다.

윌리엄스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양파와 같다고 설명했다. 가장 바깥층은 에너지, 철강 등 원자재다. 유가와 원자재는 확연히 내림세로 돌아오고 있다. 가운데층은 자동차, TV 등 상품 물가다. 최근 미국 중고차 가격이 올해초 대비 15% 이상 내려가는 등 공급망 완화로 인해 상품 물가도 내림세로 돌아왔다.

그는 “문제는 가장 기저에 있는 서비스 물가다. 노동력 부족이 노동 비용을 높여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준이 중요하게 보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내년에 3%대로 떨어지겠지만 연준 목표치(2%)를 상회하므로 계속해서 금리는 올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각국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며 “물론 경기침체를 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세계 전망의 불확실성을 봤을 때, 경기침체 위험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 억제에 대해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는 리스크를 다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러드 총재는 최종금리가 5∼7% 사이가 될 것이라는 자신의 기존 전망을 재확인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연준은 아직 금리인상을 멈추는 지점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 공급망 재배치, 기후변화 등이 미래 물가를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날 에너지 가격 변동성을 예로 들며 “인플레이션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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