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압수수색, 조현범 회장 집무실까지 포함…왜?

뉴시스

입력 2022-11-25 08:50 수정 2022-11-2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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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본사를 압수수색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전날 한국타이어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한국프리시전웍스(옛 MKT) 등 한국타이어 계열사 3곳과 관계사 1곳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집무실도 포함돼 조 회장은 검찰이 정조준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최근 공정위가 한국타이어를 고발한 것과 연관이 깊어 보인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옛 MKT)로부터 타이어 무늬를 만드는 생산장비인 ‘타이어몰드’를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는 이유로 이달 초 과징금 80억300만원과 검찰 고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날 검찰 압수수색은 공정위의 이 같은 고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조현범 회장 직접 겨누나…부당 지원 얼마나 심각했길래



한국타이어는 자사에 타이어몰드를 장기간 납품해온 당시 MKT를 지난 2009년 7월부터 인수하려고 추진했다. 한국타이어는 당시 MKT홀딩스를 설립해 인수하는 방식으로 결국 2011년 10월 한국타이어그룹에 MKT를 정식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때 MKT홀딩스 지배구조를 한국타이어 50.1%, 조현범 회장 29.9%, 조현식 고문 20.0% 순으로 오너 일가가 49.9%를 보유하도록 만든다. 사실상 한국타이어만을 위한 계열사를 탄생시킨 것이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가 MKT를 계열사로 편입한 직후부터 2013년까지는 기존 타이어몰드 단가 체계를 유지한 채 거래 물량을 계속 늘려줬다고 봤다. 특히 비계열사에 했던 발주물량도 모두 MKT로 옮겼다.

MKT 영업실적은 이를 통해 한국타이어 인수 전보다 크게 개선됐다.

2008~2011년만 해도 MKT의 평균 매출은 144억7000만원이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로 편입된 이후인 2012~2013년 평균 연 매출은 197억4000만원으로 52억7000만원(36.4%) 증가했다.

회사 매출이 갑자기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한국타이어 지원이 없었으면 이 정도 매출 증가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타이어몰드 외부 협력업체들은 일감이 줄자 반발했다. 그러자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 MKT에 대해 판관비와 이윤을 보장해주는 새로운 단가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가 MKT에게 파격적인 조건으로 매출과 이익을 몰아준 배경에는 MKT 지분 29.9%를 조현범 회장이 보유했고, 또 다른 오너 일가인 조현식 고문 지분도 20%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오너 일가 정조준, 조현범 회장 집무실까지 압수수색

공정위는 일단 조현범 회장은 제외하고 한국타이어 법인만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현범 회장의 집무실도 이날 압수수색했다. 이는 부당지원 행위가 조 회장의 등 오너일가의 배당이익으로 연결된 구조를 살펴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타이어 지원을 업은 MKT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보였다. MKT는 실적개선에 힘입어 차입금을 빠르게 갚고 나서부터 오너 일가 상당한 금액을 배당했다.

단적으로 MKT 영업이익률은 한국타이어 지원을 받기 전인 2010~2013년에는 연평균 13.8%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가 MKT를 집중 지원해줄 당시인 2014~2017년에는 연평균 32.5%를 기록했다.

국내 몰드 제조 시장 점유율도 2014년 43.1%에서 2017년 55.8%로 수직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MKT가 벌어들인 이익은 고스란히 MKT 인수 당시 발생한 차입금 상환과 MKT 주요주주인 조현범·조현식 오너 일가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됐다.

MKT는 2015년에 MKT홀딩스 합병시 빌린 차입금 348억5000만원을 모두 상환했다. 차입금을 갚은 뒤에는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막대한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MKT는 단적으로 2016~2017년 조현범 회장에게 65억원, 조현식 고문에게 43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올해 6월 말 기준 한국타이어 직원 평균 임금(3100만원)의 348배에 달한다.

MKT는 사명을 한국프리전시웍스로 바꾼 이후에도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을 멈추지 않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2년간 한국프리전시웍스는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 조현식 고문에게 164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각 주주의 지분율대로 환산해보면 한국타이어 82억원, 조현범 회장 44억원, 조현식 고문 32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 고발 이후 검찰이 상대적으로 빨리 한국타이어 압수수색을 들어간 것이 주목된다”며 “조현범 회장 집무실까지 압수수색을 하는 초유의 사태는 앞으로 검찰 수사가 어디로 향할 지 지켜보게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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