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는 금호강·낙동강, 상급자는 헐티재… 페달 밟으며 단풍길 달려보세요

김화영 기자

입력 2022-10-28 03:00 수정 2022-10-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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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을 여행]
자전거지도 발행
35개 코스 담아 관광에 활용
대여소-수리센터 등도 표기


대구 자전거지도.
대구는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국내에서 손꼽힌다. 도시철도역사 등 곳곳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서 탈 수 있다.

279개 노선을 갖춘 자전거도로의 총길이는 1071km에 달한다. 대구와 100km 떨어진 부산을 5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의 자전거도로가 대구 시내 전역에 조성돼 있는 것. 자전거를 타고 접근하지 못할 곳이 없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수도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많다.


○ 자전거 인구 많은 대구


28일 통계청의 교통수단별 통근 인구(2020년)에 따르면 대구에서 자전거를 통근에 활용하는 이는 1만6977명으로 15세 이상 총 통근 인구(102만 4484명)의 1.65%였다. 서울(1.59%)과 대전(1.45%) 부산(0.74%)보다 많다. 잘 갖춰진 인프라를 활용해 대구 구석구석을 자전거로 돌아보는 것도 깊어가는 가을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대구시는 관광객과 주민이 자전거로 지역을 관광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2022 대구 자전거지도(BIKE MAP)’을 제작했다. 자전거로 돌아볼 수 있는 35개 코스가 지도에 담겼고, 초·중·상급 등 자전거 숙련도에 따라 코스의 색깔을 다르게 표시했다. 자전거 무료대여소와 수리센터 등의 정보도 담겼다.


○ 초급자가 달리기 좋은 금호·낙동강변


가족이나 연인 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초급 코스를 대표하는 것은 ‘금호강∼낙동강 코스’다. 대구시청 인근의 대구지하철 칠성시장역에서 시작해 도청교∼노곡교∼세천교∼강정고령보∼대실역에 이르는 27km 코스다. 아스팔트 자전거 전용도로가 금호강변을 따라 조성돼있고 대부분의 구간이 평지여서 자전거 초급자들도 편안히 즐길 수 있다. 강 풍경과 절벽, 숲, 습지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눈이 호강하는 코스다. 금호강 생태조성사업이 이뤄짐에 따라 중간중간 휴식공간과 음료대 등도 설치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칠성시장역과 동촌역 등 지하철과 연계가 좋아 가장 많은 시민이 찾는 코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14km의 ‘달성습지코스’도 초급자에게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에서 시작해 화원읍 방향 왕복 8차로의 달서로 옆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면 달성습지에 도착한다. 왼쪽에 습지를 두고 라이딩을 즐기다 보면 금세 강창역에 도착한다.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연 조성된 달성습지 인근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주변을 걸으며 습지 생태 학습을 체험할 수 있다. 강창역에 이를 때까지 금빛갈대가 즐비해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기 좋다.

낙동강 자전거 길.



○ 전망 좋은 도동서원 등 중급 코스


자전거 타기에 자신감이 생긴 이들은 달성보에서 다람재와 도동서원을 거쳐 도동터널에서 다시 달성보로 돌아오는 26km의 ‘도동서원 코스’에 도전해볼 만하다. 낙동강변을 따라 달리다 다람재와 도동서원을 지나치면 차 한 대 정도가 다니도록 조성된 좁은 아스팔트길을 만난다. 도로 양옆으로 울긋불긋한 단풍나무가 우거진 오르막길을 지속해서 오르면 다람재 정상이 나온다. 여기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발아래 펼쳐진 낙동강을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다. 이곳은 차량 통행이 적어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달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해발 811m의 환성산 아래 지역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총 68km의 은해사 코스(아양교역∼수성패밀리파크∼와촌∼은해사∼갓바위휴게소∼능성재∼파군재∼불로동∼아양교역)는 12개 중급 코스 가운데 가장 길다. 금호강변은 자전거를 타기에 편한 평지이지만 은해사에서 갓바위휴게소 방향으로 이동하는 길은 오르막이 제법 많다.

아양교역에서 대구공항∼불로동∼백안 삼거리∼진안갓바위 삼거리∼갓바위집단시설지구를 들렀다가 되돌아오는 34km의 ‘갓바위 코스’와 대구 자전거안전교육장에서 남지장사를 왕복하는 41km의 ‘남지장사 코스’도 중급 코스로 분류된다.


○ 마니아라면 오르막 헐티재 등 상급코스


오르막이 전혀 두렵지 않은 자전거 마니아라면 ‘헐티재’ 코스를 가면 흥미로울 것이다. 가창댐에서 시작돼 대구 미술의 광장∼정대숲∼헐티재까지 18km가 지속해서 오르막이다. 벚나무 단풍터널 아래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대구에서는 ‘헐티재를 오를 수 있느냐’가 자전거 상급자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말도 있다.

이와 비슷한 듯 조금 다른 ‘팔공산 순환코스’가 있다. 불로고분군∼봉무공원∼파군재∼팔공터널∼백안동∼동화사∼수태골∼파계사에 이르는 50km다. 파계사와 동화사 등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재를 접할 수 있다. 공산터널을 통과하면 은행나무 가로수들의 노란 물결을 볼 수 있다. 50km를 다 돌지 않고 기량에 맞춰 일부 코스만 돌아보는 것도 좋다.

올해 ‘대구 자전거 지도’는 대구시 교통정책과나 8개 구군의 교통과로 문의하면 받아 볼 수 있다. 권용익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시민들과 방문객들이 자전거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시설물 정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을을 흠뻑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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