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공포 ‘COPD’, 꾸준한 운동-재활 중요[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홍은심 기자

입력 2022-10-26 03:00 수정 2022-10-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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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와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점점 기도가 좁아지고 폐기능이 망가지면서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병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홍은심 기자

다가오는 11월 16일은 세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날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담배 연기, 미세먼지 등 해로운 물질이나 가스에 의해 폐와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점진적으로 기도가 좁아지고 폐기능이 망가지면서 호흡이 어려워지는 병이다. 정상인은 숨을 들이쉴 때 기도가 넓어지고 내쉴 때는 좁아지는데 COPD 환자는 좁아지는 정도가 병적으로 심해져 고르게 숨을 쉴 수 없고 숨이 차는 것이다.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낯설긴 하지만 COPD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세계 10대 사망 질환 중 3위에 올라 있으며 2050년에는 사망률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실제로 국내 45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주요 발병 원인은 흡연이다. 이 외에도 가스, 결핵, 천식, 미세먼지 등 각종 화학, 대기 오염도 유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으며 이로 인한 COPD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OPD는 이론적으로는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 만성 천식으로 나눌 수 있으나 실제로 이 병들은 한 환자에서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상당 부분 중첩되기 때문에 폐질환으로 총칭해 부르기도 한다. 발병 후 나타나는 증상은 숨이 차는 호흡곤란, 기침, 가래 등이다. 병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폐기능이 상당히 나빠질 때까지 별다른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병을 키우기 쉬운 것도 특징이다.

초반에는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들었을 때 숨이 차는 정도지만 중증이 되면 평지를 조금 빨리 걷거나 머리를 감을 때에도 숨이 찬다. 더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COPD 환자의 가래는 색이 희고 끈적끈적해서 잘 뱉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숨을 쉴 때 천식같이 ‘쌕쌕’ 소리가 나기도 한다.

COPD는 환자의 진찰 소견과 흉부 방사선 촬영 그리고 폐기능검사들을 종합해 진단하게 된다. 엑스레이에서 가슴의 앞뒤가 길어져 가슴이 둥그런 통 모양이 되거나 청진 상 호흡음이 감소되고 쌕쌕 소리가 들리면 병증을 의심할 수 있다. 정상인은 숨을 강하게 내쉬면 나올 수 있는 폐활량의 70% 이상을 1초 내에 내쉴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COPD일 가능성이 있다. 만약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 폐기능 검사를 다시 했을 때도 여전히 1초 내에 내쉬는 숨이 들이쉰 숨의 70% 미만으로 나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고 진단한다.

COPD의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금연과 운동, 재활치료다. 약물 치료는 기관지 확장제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폐 기능을 호전시킨다기보다는 현재의 증상을 개선하고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에는 COPD 환자들을 위한 호흡재활 디지털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개인 측정기기를 통해 산소포화도와 심박수 등을 감지해 환자의 상태를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운동을 쉬거나 멈춰야 할 때와 재개 시점을 알려준다. 그 밖에도 운동량 및 복약, 호흡곤란지수 등을 기록하는 운동일지와 영양관리, 통증관리, 부작용 기록 등의 기능이 제공된다.

김우진 강원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 호흡기질환은 평소 운동과 재활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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