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테니스, 티볼, 핸볼… 열 살 운동, 백세 간다[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입력 2022-10-24 03:00 수정 2022-10-24 11:45
남녀 초등학생들이 신종 스포츠인 매직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청소년에게 다양한 신체활동은 건강 유지와 집중력 강화 효과가 크다. NH농협은행 제공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쌀쌀한 날씨에도 라켓을 휘두르는 어린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알록달록한 공을 쫓다 보니 어느새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며칠 전 경기 고양시 농협대에서 열린 NH농협은행 매직테니스 캠프 현장이다. 이날 행사에는 초등학생 52명(남 30명, 여 22명)이 참가해 테니스 기초를 익혔다. 한 여학생은 “처음 배웠는데 바로 게임도 해 너무 재밌었다. 또 하고 싶다”며 웃었다.
매직테니스는 테니스가 어렵다는 인식을 깨고 쉽게 접하게 할 목적으로 국제테니스연맹이 고안한 프로그램. 일반 코트 4분의 1 크기로 가능하고 네트 높이는 80cm 이하로 더 낮다. 라켓도 작고 가볍다. 말랑말랑한 공은 크기와 공기 압력에 따라 레드, 오렌지, 그린볼로 나뉜다. 일반 테니스보다 부상 위험이 적다. 장한섭 농협스포츠단 단장은 “매직테니스는 많은 인원이 편하게 입문할 수 있다. 초보자도 간단한 동작만 익히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세계건강기구는 청소년들이 신체활동에 참여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과 대사증후군 발생률을 낮춰 주며 과체중과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와 맥길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10세 이전에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중학교 진학 후 집중력이 우수하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생 확률도 낮았다. 테니스 플레이에 필요한 판단력과 상상력은 두뇌 계발을 이끈다.
장점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으로 마음껏 뛰어놀기도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매직테니스와 같은 신종 스포츠는 좀 더 접근하기 쉬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초중학교를 돌며 티볼 강습회를 개최하고 있다. 티볼은 허리 높이의 티(tee)에 공을 놓고 치는 간이 배팅볼이다. 규칙은 야구와 비슷하다. 티볼 전도사를 자처한 허구연 KBO 총재는 “티볼은 고무 방망이와 고무공, 배팅티만 있으면 경기를 할 수 있다. 다칠 염려가 없다. 야구 저변 확대와 전인교육에도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몸싸움과 골키퍼를 없앤 ‘핸볼’을 창안했다. 부드러우면서 잘 튀는 공을 사용하는 핸볼은 초등학교에서 시범 시행 중인데 남녀 학생이 함께 할 수 있고 골이 많이 나와 반응이 좋다. 뉴 스포츠에서 특출한 재능을 보이면 ‘진짜’ 테니스, 야구, 핸드볼 클럽이나 학교 운동부에 가입해 전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어려서 운동에 재미를 붙여야 평생 스포츠로 연결된다. 청소년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은 어른 책임이다. 그래야 그들도, 국가도 건강해진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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