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땐 고신용자도 ‘5%대 신용대출’ 못 받는다
뉴스1
입력 2022-10-06 11:55 수정 2022-10-06 11:57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은행에 담보대출 금리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2022.10.4/뉴스1 ⓒ News1
# 대기업 5년 차 직장인 A씨. 은행들이 총량을 맞추기 위해 대출 취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에 지난 연말 은행에서 급하게 신용대출을 받았다. 슬슬 연말이 다가오는 만큼, 만기 연장하기 위해 은행 문을 두드린 A씨. 작년보다 금리가 2%p 이상 올랐다는 소식에 한숨이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긴축 행보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8월 말 5%대 후반이었던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불과 1개월 만에 7%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은행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시장에서 5%대 신용대출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전날(5일) 기준 고신용자(내부 1등급) 신용대출 금리는 연 5.27~6.62%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가장 최근에 기준금리를 올렸던 시기인 8월 25일 대비 상단 금리가 0.82%포인트(p), 하단 금리가 0.77%p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주요국이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시장금리가 크게 오른 것이다.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금융채 금리에 차주의 신용도 등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 신용대출에 사용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8월말 연 3.316%에서 연 3.744%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연내 적어도 한 번은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앞으로도 상승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남은 두 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75~1.00%p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하단 금리도 6%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고신용자에게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만큼, 사실상 시장에서 5%대 신용대출이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통상 은행들은 연소득 6000만~7000만원인 직장인 또는 전문직 차주를 ‘고신용자’로 분류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0.25%p씩만 기준금리를 올려도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상당할 것”이라며 “신용대출 상단 금리는 연내 8%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4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10~7%로, 8월 금통위 때와 비교해 상단 금리가 0.93%p, 하단 금리가 1.33%p 상승했다. 고정형 주담대에 적용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초 연 2.339%에서 연 4.824%로 올랐다. 하단 금리가 6%를 넘긴 은행도 나타났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역시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좌우되는 은행 수신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의 신규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 상단은 6.77%로 이달 7% 돌파가 유력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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