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택거래, 1년전보다 60% 급감…중개업소 1000여곳 휴-폐업

황재성 기자

입력 2022-09-30 12:48 수정 2022-09-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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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젊은 남녀가 아파트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경기 침체와 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주택시장의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거래상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단절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주택 거래 관련 지표 역대 최저기록 속출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3만55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9057건)보다 60.1% 감소했다. 전달(3만9600건)과 비교해도 10.3%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1만3883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66.7%, 지방은 2만1648건으로 54.3%가 각각 줄었다. 유형별 매매거래량은 아파트가 1만9516건, 아파트 외 주택이 1만6015건으로 각각 68.1%, 42.6% 감소했다.

특히 전국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서울에서 거래 침체가 두드러진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지난달 907건에 그치며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월간 단위로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법원 등기통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매매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보여주는 ‘거래회전율’은 올해 8월 0.22%로 작년 같은 기간(0.32%)보다 0.1%포인트(p) 감소했다. 이는 2013년 9월(0.2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 2010년 이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8월 한 달 간 통계수치로는 가장 낮다.

거래 회전율은 재건축 멸실 주택과 신규 주택 등을 포함한 재고 부동산 가운데 소유권 이전을 통해 매매 거래를 끝낸 부동산의 비중이다. 거래회전율이 0.22%면 거래 가능한 부동산 1만개 중 22개만 실제 등기를 했다는 의미이다.

● 거래 단절에 따른 부작용 잇따라…경착륙 대비할 필요

이처럼 부동산 거래가 단절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공인중개업소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신규개업 공인중개업소는 906개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가장 적었다.

또 이는 지난 한 달간 폐업한 공인중개업소 수보다도 적은 것이었다. 8월 한 달 간 전국에서는 994개 업소가 폐업하고 72개 업소가 휴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세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액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2023년 취득세 세입 전망’에 따르면 올해 취득세 수입은 지난해(33조8170억 원)보다 3조5000억 원 가량 감소한 30조3130억 원으로 줄고, 내년에는 24조3900억 원 수준으로 더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세연구원은 이에 대해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에 극심한 거래절벽 이후 하반기에 소폭 회복하는 모양새를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이 고점 대비 평균 17%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세수 감소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취득세는 지자제 세수입에서 20%를 차지하는 중요 수입원이며, 취득세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부동산 시장 경착륙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일시에 너무 급격한 수준으로 부동산시장이 경색되면 국가경제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43개국 중 코로나19 발생 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의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국가이다. 이렇게 증가한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은 주택 구매에 쓰였다. 따라서 주택거래 중단과 이로 인한 급격한 집값 하락은 가계부채 부담 확대로 이어지고 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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