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아끼려 음식 함께 시켜먹어요”
김소민 기자
입력 2022-09-30 03:00 수정 2022-09-30 03:16
한 장소로 배달받고 배달비 분담
대학가 학생들 공동주문 많아
업계도 ‘배달 공구’ 시범 서비스
“배달앱 이용 줄어들자 고육책”
29일 오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설입(서울대입구) 배달음식 같이 시켜먹어요’에는 300명이 넘는 이가 모여 있었다. 이들은 주로 서울 관악구 청룡동·행운동·낙성대동·중앙동에 사는 주민들로, 여러 명이 한 장소로 배달받고 배달비를 ‘n분의 1’로 내는 ‘배달 공동구매’족들이다.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학관, 도서관 등 거점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최근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배달 공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알음알음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 쿠팡이츠 등 배달업계 역시 배달 공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시장 넓히기에 나섰다.
29일 당근마켓에는 “1인 가구인데 배달비가 너무 많이 든다”며 “서울 양천구 목5동 배달비 공구 오픈카톡방이 있느냐”는 문의가 올라와 있다. 최근 이처럼 늘어나는 배달 공구 수요를 반영해 당근마켓은 7월 공동구매 전용 게시판인 ‘같이 사요’를 오픈했다. 이용자는 인근 주민들에게 배달 음식이나 생필품을 함께 구매하자는 글을 올릴 수도 있고 모집 중인 글에 참여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배달 공구가 배달 앱 서비스로 들어오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말부터 ‘친구모아 함께 주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각자 주문하되 수령은 한 장소에서 하는 서비스로, 고객은 배달비를 아끼고 매장은 한 번에 많은 주문을 받을 수 있어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 운영 중이라 아직 서비스 이용자 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묶음배달은 고물가 여파로 이용자 수가 줄고 있는 배달업계가 내놓은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배달업계는 최근 코로나 특수가 끝난 데다 배달비 부담으로 인한 이용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2년간 급성장했던 배달 시장의 최근 성장세는 주춤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월간 이용자 수는 2213만6788명으로, 2월(2443만9641명) 대비 230만 명 넘게 줄었다.
최근에는 업계 3위 쿠팡이츠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쿠팡 측이 공식적으로 매각설을 부인하며 일단락됐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배달 앱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건 사실”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도 단건배달 경쟁으로 인해 라이더 운영비가 대폭 증가한 탓에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756억 원)가 전년(112억 원) 대비 7배 늘었다.
고물가 시대 배달 앱 사용이 줄면서 그간 단건배달과 속도 위주로 격화됐던 배달업계의 경쟁 양상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이 빠르긴 하지만 비효율적이고 인건비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어 내부적으로도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묶음배달이 그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대학가 학생들 공동주문 많아
업계도 ‘배달 공구’ 시범 서비스
“배달앱 이용 줄어들자 고육책”
29일 오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설입(서울대입구) 배달음식 같이 시켜먹어요’에는 300명이 넘는 이가 모여 있었다. 이들은 주로 서울 관악구 청룡동·행운동·낙성대동·중앙동에 사는 주민들로, 여러 명이 한 장소로 배달받고 배달비를 ‘n분의 1’로 내는 ‘배달 공동구매’족들이다.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학관, 도서관 등 거점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최근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배달 공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알음알음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 쿠팡이츠 등 배달업계 역시 배달 공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시장 넓히기에 나섰다.
29일 당근마켓에는 “1인 가구인데 배달비가 너무 많이 든다”며 “서울 양천구 목5동 배달비 공구 오픈카톡방이 있느냐”는 문의가 올라와 있다. 최근 이처럼 늘어나는 배달 공구 수요를 반영해 당근마켓은 7월 공동구매 전용 게시판인 ‘같이 사요’를 오픈했다. 이용자는 인근 주민들에게 배달 음식이나 생필품을 함께 구매하자는 글을 올릴 수도 있고 모집 중인 글에 참여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배달 공구가 배달 앱 서비스로 들어오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말부터 ‘친구모아 함께 주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각자 주문하되 수령은 한 장소에서 하는 서비스로, 고객은 배달비를 아끼고 매장은 한 번에 많은 주문을 받을 수 있어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 운영 중이라 아직 서비스 이용자 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묶음배달은 고물가 여파로 이용자 수가 줄고 있는 배달업계가 내놓은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배달업계는 최근 코로나 특수가 끝난 데다 배달비 부담으로 인한 이용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2년간 급성장했던 배달 시장의 최근 성장세는 주춤하다.
최근에는 업계 3위 쿠팡이츠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쿠팡 측이 공식적으로 매각설을 부인하며 일단락됐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배달 앱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건 사실”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도 단건배달 경쟁으로 인해 라이더 운영비가 대폭 증가한 탓에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756억 원)가 전년(112억 원) 대비 7배 늘었다.
고물가 시대 배달 앱 사용이 줄면서 그간 단건배달과 속도 위주로 격화됐던 배달업계의 경쟁 양상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이 빠르긴 하지만 비효율적이고 인건비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어 내부적으로도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묶음배달이 그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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