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프로젝트 파이낸싱 12곳서 1095억 날렸다

이호 기자

입력 2022-09-27 03:00 수정 2022-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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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4억 투자 알파돔시티 90% 손실
아산-화성 사업은 한푼도 못건져
대규모 손실에도 성과급 지급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서 1000억 원대 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LH가 국민의힘 강대식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LH의 PF 사업 연도별 당기순손실 및 영업손실 현황’ 자료에 따르면 LH는 총 12곳의 PF 사업을 진행했다. 민간자본을 포함한 전체 PF 사업의 누적 적자는 1조30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LH는 1741억 원을 PF 사업에 투자했고,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은 555억 원에 그쳤다. 회수되지 못한 투자금의 현재가치(지분평가액)는 91억 원이었다. 따라서 1095억 원의 투자금은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PF 사업은 보통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사업을 진행한다. PFV가 사업 주체가 돼 투자금을 모아 개발을 진행한다.

LH는 자본잠식, 파산 등으로 종료된 사업 외에 현재 4개의 PF사업을 진행 중이다. 성남 판교의 알파돔시티는 934억 원을 투자해 89억 원만 회수했고, 현재 지분평가액이 7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투자수익률은 ―89.7%다. 대전엑스포의 스마트시티 또한 94억 원을 투자해 73억 원만 건진 상황이다. 지분평가액은 5억 원으로 ―17.1%의 투자수익률을 나타냈다.

알파돔시티와 스마트시티는 사업 청산을 통해 앞으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할 가능성이 있어서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용인 동백의 쥬네브는 63억 원, 서울남부교정의 비채누리개발은 48억 원을 투자했으나 각각 파산과 사업협약 해지로 해당 투자금을 회수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종료된 PF사업은 투자금 전액이 손실 처리된 곳도 있다. LH는 아산 배방의 펜타포트개발에 119억 원,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에 105억 원, 용인 동백 모닝브릿지에 23억 원을 투자했으나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사업을 끝냈다. LH는 이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불황 및 사업 기간 장기화, 미분양 등의 이유로 금융 비용이 증가해 사업수지가 악화됐다”고 해명했다.

대규모 손실에도 해당 사업장에 성과급이 지급된 사례도 있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는 성과급 약 39억 원이 지급됐다.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에는 22억 원, 용인 동백의 모닝브릿지와 쥬네브에는 각 5억 원, 4억 원 규모의 성과급이 지출됐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LH의 PF 관련 사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강대식 의원은 “그동안 PF 사업의 허술한 관리와 수백억 원대 혈세 낭비 사례를 보면 국민께서도 LH의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업무 실행 능력에 의문을 가질 것”이라며, “해당 사업 폐지가 결정된 만큼, 사업 종료 전까지 지금까지 투입된 공적 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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