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분기 더 암울”… 삼성전자-하이닉스 영업익 역성장 전망

곽도영 기자 , 김재형 기자 , 송충현 기자

입력 2022-09-26 03:00 수정 2022-09-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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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상-中 코로나봉쇄 영향, D램 수요 증가율 역대최저 전망
TV패널 값은 14개월 연속 하락… 철강업계도 영업이익 마이너스로
年 환율 전망 24년만에 1300원 넘어 “제조 수출기업 1236원 이상땐 손실”



“아직도 내리막이 남았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 흐름과 중국 봉쇄 조치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정보기술(IT)·전자업계가 3분기(7∼9월) 더 암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에 해외 시장에서 ‘반짝’ 실적을 거둔 자동차업계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리스크에 부닥치며 불확실성을 마주했다.
○ IT·전자 “3분기 더 어려울 것”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은 8.3% 한 자릿수로 역대 최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인 1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데다 최근 10여 년간 20%대를 오갔던 수요 증가율이 한 번에 곤두박질친 것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업계의 가장 큰 수요처 중 하나인 중국이 2분기(4∼6월)부터 주요 도시 봉쇄에 들어가면서 오포, 비보, 샤오미 등 3대 스마트폰 업체의 수요가 증발한 것도 큰 타격이 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은 D램 수요의 35%를 차지하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역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주요 기업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도 반영됐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조85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3%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첫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2조5512억 원으로 올 들어 첫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38.85%)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수요 증발의 또 다른 최대 피해자는 디스플레이업계다. TV와 PC, 노트북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수요 침체가 일어나면서 재고가 급증하는 중이다. 이날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TV 패널 가격은 품목을 막론하고 14개월째 하락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적자 2985억 원을 기록하며 2분기에 이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36%, ―35.11%를 기록했다.
○ 車 ‘반짝 실적’ 냈지만 IRA 리스크 대두
자동차업계는 해외 판매로 ‘강(强)달러’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IRA 도입으로 현지 시장 확대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IRA의 최대 희생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8월까지 양사가 국내외에서 판매한 203만994대 중 해외 판매는 123만5778대로 비중은 60.8%다.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줄어든 반면, 해외 판매량은 3.39% 늘어난 결과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양사 해외 판매 비중(합계)은 2019년(61.0%) 이후 3년 만에 60% 선을 넘어선다.

해외 판매량 증대는 올해 환율 효과로 양 사가 상반기(1∼6월) 역대 최고 실적을 내는 밑거름이 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69.69%가 오른 2조7263억 원이다. 기아 또한 이 기간 60.12%가 늘어난 2조12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 환율 상승에 영업이익 하락 전망
일부 업계의 일시적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기조에 따른 달러 부채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투자비 상승은 대부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500대 기업 중 제조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전망 및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236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평균 환율 전망치가 1303원으로 연초보다 높아지며 영업이익은 평균 0.6%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연평균 기준 환율이 1300원을 넘기는 것은 1998년 외환위기(1395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전경련은 연평균 환율 전망치가 1300원을 넘는다는 것은 올해 남은 기간까지 평균적으로 1400원의 원-달러 환율이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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