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땐 최대 10년 금융투자 못해… 상장사 임원 선임도 제한

김자현 기자 , 김도형 기자

입력 2022-09-26 03:00:00 수정 2022-09-26 03: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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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자본시장법 개정 추진




앞으로 주식시장에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세조종을 하는 등 불공정거래를 저지르면 최대 10년간 금융투자 거래가 막히고 상장사 임원도 되지 못한다. 아울러 불공정거래로 얻은 부당이득에 최대 2배의 과징금도 부과된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금융당국이 강력한 행정제재를 도입해 ‘자본시장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근 자본시장 불공정거래가 빈번해졌지만 형사 처벌 외에는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 보니 재범 비율이 높고 투자자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많았다. 증권 범죄 대응 강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공약이기도 하다.
○ 주가 조작하면 최대 10년간 금융 거래 차단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해 금융 거래와 상장사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25일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수사기관이나 사법부의 판단에 앞서 금융당국의 독자적 판단으로 위법 행위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자본시장 참여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의결만으로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종, 무차입 공매도 등 불공정거래를 한 사람의 금융상품 신규 거래와 계좌 개설을 최대 10년간 제한하기로 했다. 상장·비상장 주식을 비롯해 주식 관련 채권, 파생상품 등 모든 금융투자 상품의 거래가 제한되며 지인 명의 계좌를 활용한 차명 거래나 주식 대여·차입 등도 모두 막힌다.

아울러 불공정거래 행위자가 최대 10년 동안 상장사와 금융회사의 임원에 선임되는 것도 제한된다. 등기이사, 감사를 비롯해 사장, 상무, 이사 등의 이름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사실상 임원이 모두 포함된다. 이미 임원으로 재직 중이라면 임원 직위를 박탈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반하면 해당 대상자와 금융사, 상장사에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또 고액·상습 체납자를 공개하는 것처럼 금융 거래 및 임원 선임 제한 대상자의 인적 사항, 위반 내용, 제한 기간 등을 홈페이지에 공표해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 부당이득에 최대 2배 과징금도
당국이 형사 처벌과 별도로 이 같은 행정제재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적발돼 법원 판결을 받기까지 평균 2∼3년씩 오래 걸리는 데다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재범률이 높기 때문이다.


2020년 불공정거래로 재판에 넘겨진 64명 중 26명(40.6%)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실형을 면했다. 또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를 한 307명 가운데 21.5%는 과거 전력이 있는 재범자였다. 이미 미국, 영국, 홍콩,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은 금융당국의 행정제재를 통해 불공정거래 행위자의 자본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당국은 행정제재 도입과 더불어 불공정거래로 얻은 부당이득에 대해 최대 2배의 과징금을 물리고 부당이득 산정 방식을 법제화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3대 불공정거래(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에 대해선 과징금을 물릴 수 없고 부당이득 산정 기준도 미비해 불법 이익을 제대로 몰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광일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당국의 제재 수단을 다양화해 불공정거래를 엄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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