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도공 사장 전격 사의…‘휴게소 음식값 인하 논란’ 때문?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9-23 11:49 수정 2022-09-2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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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62)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3일 정부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밝혔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인하를 강도 높은 감찰을 지시한 지 이틀 만이어서 외부 요인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국토부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2020년 4월 문재인 정부 시절 도공 역사상 첫 여성 사장으로 취임한 김 사장은 임기가 내년 4월까지였지만 임기를 6개월 남겨두고 물러나게 됐다. 전 정부에서 임명한 대형 공공기관장이 사의를 전달한 건 김현준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후 김 사장이 두 번째다.

사퇴 배경에는 최근 논란이 된 고속도로 음식값 인하 갈등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추석 연휴 기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을 10% 인하할 것을 제안했지만, 휴게소 수익 일부를 가져가는 도공에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기재부가 공기업평가에서 재무건전성에 더 무게를 두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국토부가 도공의 재정적 손실이 불가피한 정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압박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원 장관은 21일 자신의 SNS에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인하를) 논의하던 중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 조사 결과 도로공사 측에서 이 내용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개혁에 저항하려는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갖게 됐다”며 강도 높은 감찰을 지시했다.

원 장관은 전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도로공사는 민간위원이 대거 참여한 태스크포스(TF)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할 수 없는 불신과 자세 문제가 불거져 일단 해체를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향후 김 사장의 퇴임 절차를 밟고 차기 사장 공모에 들어갈 방침이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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