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 래리 호건, 바이든에 서한…“IRA 현대차 세액공제 제외 우려”

뉴시스

입력 2022-09-20 22:36 수정 2022-09-2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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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한국 사위’로 한국에 잘 알려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최근 우리 정부 및 기업의 우려를 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조항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메릴랜드 주지사실에 따르면 호건 주지사는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IRA의 북미산 전기차 세액공제 등 조항과 관련해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 선출직·산업 지도자들로부터 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호건 주지사는 현재 경제개발·무역사절단을 이끌고 방한·방일 일정을 소화 중이다. 한국에서 각 기업 관계자들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박진 외교부장관, 국회의원 등을 두루 만났다.

호건 주지사는 우선 “미국 국내 시장에 더 큰 제조 역량과 공급망 안정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당신의 우선순위에 공감하고 감사한다”라고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전반적인 정책 기조를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선호한, 미국 일자리를 위협하고 궁극적으로 미국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올리는 무역 정책을 고수하고자 하는 현 행정부의 결정은 걱정이 된다”라고 했다.

이어 “외국 회사가 미국 생산 시설에 투자하도록 독려하는 일은 국내 제조업 확장에 매우 중요하다”라며 “예를 들어 현대차는 지난 5월 조지아에 미국 제조 공장을 짓는 데 5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IRA의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라며 “(이로 인한) 시장 점유율 또는 이익 감소가 이미 계획된 해외 대미 직접 투자를 지연시키거나 탈선시킬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우려한다”라고 했다.

IRA의 보호주의적 조항이 화석연료 의존도 감축과 미국 가정 대한 저렴한 상품 제공이라는 목표도 위태롭게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 등 선두 제조업자들이 경쟁적인 전기차·부품 가격을 갖추지 못하게 한다면 미국 가정이 부담하는 가격을 올리고, 많은 일하는 가정의 전기차 접근성을 떨어뜨리며, 가스 배출 감축을 향한 목표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IRA가 선거를 치르는 해라는 환경에서 빠르게 추진됐고, 중간선거를 불과 7주 남긴 시점에서 법률적인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은 이해한다”라면서도 “시행 유예나 규제 개정, 면제 절차 개발 등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특히 행정부 재량으로 대미 투자를 약속한 기업이나 미국과 무역 협정을 맺은 동맹국을 상대로 한 면제 내지 IRA법 시행 유예를 추진하는 방안 등이 서한에서 제시됐다.

호건 주지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에서 좋은 의도지만 잘못 이끌린 IRA 조항을 수정하거나 완화하고, 미국 가정에 부담스러운 규정을 제거하며 가격을 낮추는 친성장적인 의제 채택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 호건 여사를 배우자로 둬서 ‘한국 사위’로 불린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한국산 진단 키트를 적극 수입하며 한국에 잘 알려졌다. 아울러 매년 4월5일에는 주 청사에서 태권도의 날 선포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한국에 애정을 드러내 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혐오 정서가 확산하자 전담 대응팀을 출범하고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혐오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0월에는 메릴랜드 한인 밀집 지역인 엘리콧시티 일대를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한국과의 이른바 ‘철강 232조’ 재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방한을 앞두고는 IRA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와 접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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