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간공확장술부터 복잡한 수술까지 척추질환 토털 시스템 구축”

박윤정 기자

입력 2022-09-21 03:00 수정 2022-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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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

최근 의료 기술이 발전하며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다양한 시술법이 개발돼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치료의 선택지를 넓히는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근에 대한 수술적 감압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통상 척추 수술은 과거의 병력과 치료 이력, 현재의 병증 상태와 진행 정도에 대한 정확한 검사와 판단을 기반으로 합병증,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척추 수술 소견으로 판정이 되는 경우는 첫째 추가적인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 수술이 필요할 때다. 외상이나 암(종양) 등에 의한 신경 침습, 혹은 배변·배뇨 이상이나 발처짐(foot drop)과 같이 운동, 감각 신경 손상이나 이상이 심각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둘째로는 척추 치료 단계의 마지막 수단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다. △수술적 감압이 필요할 정도로 퇴행변화가 상당히 진행된 척추관 협착증 △디스크(추간판)가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디스크 높이가 낮아진 경우 △여러 시술 방법으로 치료받았으나 통증의 차도가 없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셋째로는 근본적으로 척추 교정이 동반되는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척추전방전위증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성으로 나타난 분절, 척추 분절 불안정증이 중증으로 진행된 분절, 척추 측만증·후만증 등의 척추변형이 중증으로 진행돼 수술적 교정이 필요한 경우이다.

척추 수술 방법 결정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전방부에 척추 유합용 케이지와 후방부에 Bioflex를 병용할 경우 척추의 전방부와 후방부의 하중 분배 비율이 정상에 가까운 8 대 2 비율로 나타남을 표현한 모식도. 서울 광혜병원 제공
척추 수술 판정 후에도 수술 방법을 구체적으로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이 있다. 첫째 ‘수술 후에도 척추의 정상적인 하중 분배 구조와 최대한 유사할 수 있는가’이다. 척추를 추체의 전방부와 척추관, 후관절, 돌기(횡돌기, 극돌기) 등의 후방부로 구분하면 통상 척추에 가해지는 수직 하중이 전방부와 후방부에 약 8 대 2의 비율로 분배가 된다. 그러나 척추 유합 등의 목적으로 삽입한 척추 후방부 구조물의 강성이 오히려 너무 큰 경우에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하중 분배의 흐름이 차단된다. 약 2 대 8 내지는 3 대 7까지 역전될 수 있다. 그 결과 척추 전방부 추체로 가해지는 하중이 감소하게 돼 충분한 골유합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하중 분배 비율이 7 대 3 내지는 7.5 대 2.5의 비율에 근접할 수 있는 방식을 권장한다.

둘째, ‘수술한 분절의 위, 아래 연접한 분절의 퇴행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가’이다. 척추의 요추부만 봐도 5개의 마디로 구성된 척추는 어느 특정 마디가 아닌 각각의 마디 움직임이 합쳐져 전체적으로 굴곡과 신전 등의 운동을 한다. 이때 각 분절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을 ROM(Range of Motion·가동범위)이라고 한다. 수술한 분절은 움직임에 제한이 불가피하므로, 상대적으로 수술한 분절의 위, 아래 연접한 분절의 움직임이 커지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연접부 퇴행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수술한 분절의 ROM은 늘리고 연접한 분절의 ROM은 줄이는 방식을 권장한다.

셋째 ‘최초 수술 이후에 재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더라도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가’이다. 근본적으로 최초 수술 이후에 연접부 퇴행 변화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 그 결과 다양한 원인에 의해 결국 최초 수술을 진행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수술 마디의 위, 아래 연접 마디에 추가적인 비수술(시술)로 통증을 완화하고 제어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그 결과 여러 방법으로도 통증의 호전이 없다면 결국 수술 부위를 연장하는 재수술이 불가피할 수 있다. 따라서 재수술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기존에 최초 수술한 마디의 전체적인 절개나 이미 삽입된 구조물을 제거할 필요가 없는 방식을 권장한다.


척추 수술기기 Bioflex의 효과


Bioflex 스크루 헤드에 2개의 로드가 결합될 수 있는 구조로 인해 분절별 연결 방식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모식도.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Bioflex는 반강성 고정 및 연성 안정화 시스템을 함께 적용할 수 있는 척추 수술 기기이다. 니티놀이라는 형상기억합금을 통한 재질과 스프링 코일 형태로 디자인된 로드의 특성으로 인해 기존의 척추 강성 고정술에 비해 유연성을 높였다. 또한 분절별 연결을 가능케 하는 독특한 스크루 헤드의 구조적 차별점으로 한미일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우선 하중 분배 구조의 유사성 측면에서 다양한 생체역학실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의 척추 강성 고정술이 척추의 전방부와 후방부의 하중 분배 비율이 거의 2 대 8 내지는 3 대 8 정도였는데 전방부에 척추 유합용 케이지와 병용하면 Bioflex는 7.5 대 2.5 내지는 8 대 2까지 해당 비율이 회복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접부 퇴행변화 최소화 측면에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Bioflex는 상대적으로 수술한 마디의 ROM은 크고 연접한 마디의 ROM은 작은 것으로 나타나 연접부 퇴행 변화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절별 연결 방식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재수술이 불가피하여 수술 부위를 연장하더라도 굳이 기존에 이미 삽입된 구조물의 제거나 해당 부위까지의 절개 없이 재수술이 가능하다.

박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로 대표되는 척추 비수술에서부터 Bioflex를 사용하는 척추 수술까지 모두 진행할 수 있는 척추 토털 시스템을 구축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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