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는 사랑을 싣고… 참전용사-예술인과 아름다운 동행 이어간다

박서연 기자 , 김신아 기자

입력 2022-09-20 03:00 수정 2022-09-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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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Biz]
스타키그룹
나눔-사랑의 정신으로 기업 운영… 국내외서 ‘통 큰’ 기부활동 화제
미국 ‘6·25 추모의 벽’ 건립에 도움… 오세영 화백 등 원로예술인 후원 앞장


윌리엄 웨버 예비역 대령에게 추모의 벽 건립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전한 심상돈 대표(왼쪽).

우연히 맺어진 인연으로 국내외에서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최고경영자(CEO)의 훈훈한 이야기가 전해져 화제다.

국내 기업 최장수 전문 경영인인 심상돈 회장은 미국 최대 청각 전문 기업인 ‘Starkey(스타키)’의 한국 지사인 스타키그룹을 맡아 26년간 경영하고 있다. 그는 소비자들로부터 스타키 브랜드가 무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은 ‘나눔’과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심 대표와 국내 대표 국전 작가인 오 화백의 인연은 30년 전 시작됐다. 난청을 겪고 있던 오 화백이 보청기 착용을 위해 스타키 본사를 방문한 것이 첫 만남이었다.

심 대표는 당시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본인의 예술 창작 활동에 전념하는 오 화백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아 그의 작품 활동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응원해 왔다. 이윤 추구보다 사회공헌을 우선으로 하는 심 회장은 평소에도 청력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과 장애인을 돕는 데 솔선수범해 왔다.

심 대표는 인간 내면의 심성을 오 화백만의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재현한 ‘심성의 기호 시리즈’를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았다. 심성의 기호 시리즈는 태극의 괘와 효를 자유자재로 해체, 재구성해 심성의 여러 모습과 동양철학을 다양하고 어우러지게 화폭에 담아냈다. 심 대표는 이 작품을 인간 삶의 화해와 상생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꼽았다.

오 화백은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다양한 매체 실험과 표현기법을 연구해 영국 국제판화비엔날레 옥스퍼드 갤러리상, 독일 슈투트가르트 세계 판화 공모전, 미국 필라델피아 판화협회전 금상 등 해외 유수 기관에서 수상한 바 있다.

오세영 작가(왼쪽)와 심상돈 대표(오른쪽)가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그림을 기증했다.
1985년 미국 평론가가 뽑은 해외 ‘10대 미술가’로 선정됐고 1991년에는 뉴욕 몬타그 화랑과 독일 드 트레페 화랑이 공동 주최한 국제 최우수 화가 1위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심 대표는 “오 화백과의 만남은 내게 문화예술을 통한 창조적인 기업 운영과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데 큰 도움과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문화예술 복합공간 ‘스타키홀’에 오 화백의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해 지역주민, 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관객들과 오 화백 작품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내 원로 작가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심 대표는 “누구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오 화백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나 참담하고 황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오 화백은 스타키그룹과 함께 장애인과 참전용사를 위해 그림을 기증했고, 한국장애인부모회 후원회 및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고 회상했다.

오 화백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그림은 앞으로도 좋은 일에 쓰일 예정이다. 현재 오 화백의 작품은 한국미술협회에서 호당 가격이 200만 원으로 측정돼 있다. 심 대표는 올 11월경 고인이 된 그를 위한 전시를 인천 송도 컨벤시아 인천아시아아트쇼(IAAS)에서 개최하고 이윤을 사회에 환원할 예정이다.

15일 별세한 오 화백은 우리나라 대표 서양화가이자 판화가로 196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매체 실험과 표현기법을 통해 독창적이고 창조적이며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 대표의 나눔 경영은 나라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심 회장은 올 5월 25일 추모의 벽 건립 후원금 3000만 원을 대한민국 카투사연합회에 전달했다.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보청기를 기증했다. 스타키그룹 제공
대한민국카투사전우회(현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과 3대 회장을 지낸 그는 작년에도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해 2021년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재단에 1만 달러를, 극동방송 추모의 벽 건립 특별 모금에 1000만 원을 쾌척한 바 있다. 심 대표는 “한국인 기업인으로서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공을 기리는 추모의 벽 건립을 외면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추모의 벽 후원 외에도 2013년부터 6·25전쟁 참전용사와 국내 생존 애국지사에게 꾸준히 스타키 보청기를 기부하고 있다. 한국전쟁 유엔 참전용사 16명에게 1억 원 상당의 보청기를, 아일랜드 참전용사 10여 명에게 4000만 원 상당의 보청기를 기증했다. 국내 생존 애국지사 18명에게도 18대(9700만 원 상당)를 기증한 바 있다.

심 대표가 추모의 벽 후원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미국 본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탑승한 비행기에서 우연히 한 신문 기사를 읽고 기증을 결심한 것이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윌리엄 웨버 예비역 대령이 전사한 전우와 카투사를 기념하기 위해 워싱턴에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5월 21일 착공에 들어간 추모의 벽 준공식은 올 7월 27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워싱턴 내셔널몰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열렸다. 심 대표는 추모의 벽 건립 공로를 인정받아 ‘스페셜 오너 게스트’로 참석했다.

미국 워싱턴 추모의 벽.
전사자 숫자만 기록할 예정이었지만 심대표와 국내외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추모의 벽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과 미군에 배속돼 함께 싸우다 희생된 한국군 카투사 등 4만여 명의 이름이 계급, 알파벳순으로 새겨졌다. 또한 전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전 심덕섭 국가보훈차장등과 만나 기금 마련에 애쓴 결과 2019년 한국정부에서 건립비의 90프로 약240억을부담하기로 결정됐다.

이날 준공식에는 이종섭 국방부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카멀라 해리스 미구 부통령 남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관련 유가족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심 대표는 이번 방문을 다룬 한 방송국 다큐멘터리에 함께 출연한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최고급 스타키 인공지능보청기 ‘이볼브 AI 2400’ 2대와 테이블 마이크로폰(1670만 원 상당)을 선물하기도 했다.


세계 유일 인공지능 보청기 ‘스타키 이볼브 AI’



무상보증기간 최대 5년을 제공하는 세계 유일 인공지능 보청기 ‘스타키 이볼브 AI’. 스타키그룹 제공
스타키보청기는 세계 최초로 낙상 감지와 알림 기능을 탑재한 인공지능 보청기 ‘이볼브 AI’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 인공지능 보청기인 이볼브 AI는 착용 시 거의 보이지 않는 초소형 고막형부터 파워 귀걸이형까지 보청기 풀라인업을 갖췄다. 업계 최초로 충전식 귓속형 타입도 출시했으며 스타키 보청기 최초 무상 보증기간 최대 5년을 제공한다.

매 시간 최대 5500만 번의 개별화된 조절과정이 자동으로 작동돼 소리에 집중할 필요 없이 더 자연스러운 소리, 더 원음에 충실한 소리를 어떤 환경에서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기존 보청기보다 소음 에너지를 40% 감쇄해 더 명확한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으로 까다로운 청취 환경에서도 편안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청력손실은 노인에게 치명적인 낙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령자 약 30%가 매년 한 번 이상 낙상으로 부상을 입고 11초마다 응급실을 방문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청력 손실이 10dB씩 증가할 때마다 넘어질 확률이 1.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난청 이상의 청력 손실을 가진 사람들은 넘어진 경험이 3배 더 많다고 한다.

이볼브 AI는 사용자가 넘어지는 시점을 감지해 사전에 등록한 3명의 보호자 연락처로 알림 메시지와 함께 사용자의 위치를 나타내는 지도를 함께 전송한다. 전용 앱 ‘Thrive’를 통해 자신의 건강 점수(참여점수, 활동점수)를 확인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전화 및 음악 청취가 가능하고 27개국의 다양한 언어로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다. 말소리를 실시간 문서로 변환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스타키그룹은 이볼브 AI 출시를 기념해 30일 무료 체험과 5년 무상보증 등 출시 기념 파격 할인 이벤트를 10월까지 진행한다고 전했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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