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美 중간선거 누가 이기든 中견제 본격화

박혜란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입력 2022-09-13 03:00 수정 2022-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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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11월 8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상하원 의원을 뽑는 중간선거는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선거 격이다. 미국의 정치 지형이 자국의 경제 정책뿐 아니라 바다 건너 한국 경제나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한국 투자자들도 미국 선거에 관심이 많다.

미국은 2년마다 짝수 해의 11월 첫째 주 화요일에 중간선거를 치른다. 임기가 6년인 상원 의원은 총 100명 중 3분의 1씩 2년마다 돌아가며 의원을 교체하고, 임기가 2년인 하원 의원은 435명 전원이 선거를 한다. 민주당으로서는 2020년 대승리를 이어가야 하고, 공화당은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이번 중간선거는 중요하다.

미국 중간선거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 다소 불리하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2년차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여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20년 이후 100년 동안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80% 이상의 확률로 여당은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잃었다. 거기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인플레이션과 경제 위기가 찾아온 것도 민주당에 달가운 상황이 아니다. 물가가 정점에 올랐던 올 7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6.8%까지 하락하며 같은 기간 역대 대통령 중 최저로 떨어졌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은 상원에서 각각 47석, 4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4석(애리조나,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조지아)은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하원은 민주당이 204석, 공화당이 21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이 의석의 과반인 218석을 넘겨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2년 임기 동안 법안 처리가 지연될 위험이 높고 법인세 인상 등 증세 논의는 잦아들 것이다. 다만 중국을 견제하는 기조는 양당이 동의하는 지점이라 방향성이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결과를 예단하기엔 이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칩과 과학(CHIPs) 법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재정 지원 법안을 연달아 통과시키며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이라는 유례없는 사건이 민주당의 지지율 반등을 멈출지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데, 이번 수사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반발이 높아질 수 있다.

공화당도 셈이 복잡해진다. 이번 수사의 반작용으로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의 여신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는지에 따라 투자 전략이 달라질 수 있으니 지켜보자.





박혜란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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