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환차익 실현” 서학개미들 8000억원 순매도

김도형 기자

입력 2022-09-09 03:00 수정 2022-09-09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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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환율 상승-美증시 부진에
두달 연속 순매도 흐름 이어가


달러·원 환율이 장중 1385원을 돌파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2.9.7 뉴스1

최근 3년 가까이 미국 주식 순매수에 나섰던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지난달 5억 달러 이상의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강달러 흐름으로 인해 미국 주식 투자가 주춤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환차익 실현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2019년 9월부터 올 6월까지 월간 기준 미국 주식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미국 주식 규모는 512억 달러(약 70조7000억 원)에 이른다. 2020년 178억 달러(약 24조6000억 원)에 이어 지난해 208억 달러(약 28조7000억 원)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한 서학개미들은 올해 달러 강세에도 상반기(1∼6월)에 120억 달러(약 16조6000억 원)어치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7월 들어 370만 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어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지난달에는 5억7000만 달러(약 8000억 원)의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심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던 국내 투자자들이 치솟는 환율로 미국 주식 매수에 부담을 느끼고 환차익을 노린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 8월뿐만 아니라 올해 전반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왔다”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보다는 급격히 오른 환율에 따른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매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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