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이야기를 던지는 예술… 소유가 사라지면 평화가 온다

조선희 기자

입력 2022-09-07 03:00 수정 2022-09-07 15:1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문화기획 |구광모 전시


추상화가 구광모 작가(사진)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30여 년간 간판을 만들면서 살아왔다. 생업에 전념하다 50대 초반에 다시 붓을 들어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국내는 물론 러시아, 미국 등 주요 해외 갤러리에 초청받으며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구 작가는 1962년생으로 지난해 ‘2021 국제프로젝트 러시아 모스크바 현대미술제’ 등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구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정인 예술비평가는 “동양의 정신과 서양의 이성적 표현을 바탕으로 해체와 절제를 통하여 자유로움과 영원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며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삶의 순간을 깊이 응시하고 성찰하여 아름다움과 자유, 사랑, 영원성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평론했다.

5년만에 완성된 구 작가의 대표작 비창 (295.133 mixed media oil on canvas)
구 작가는 “나의 작품은 아프다. 내면의 이야기를 던진다. 지금의 작품을 만들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보내왔다”며 “예술이란 스스로를 깨달아가는 과정이자 찰나의 아름다움을 쏟아내는 환희의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 안에 있는 내면을 발견하고 각성하는 과정으로 규정했다. 최근 전시회 명칭(NONAME)은 이름에 집착하지 말고, 애쓰지 말라는 철학에서 나왔다. 작품에서 작가를 없애면서 동시에 이름은 없더라도 정체성이 이어진 작품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당 전시회에서 1층은 생명의 바람(램), 2층은 대지의 바람(램), 3층은 안개의 바람(램)이라는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모두 자연에서 생성되는 바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바램(Wish)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문득 자연을 목격했을 때 쏟아지는 눈물은 자유와 초월, 지혜의 시간이다.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면서 본인 내면의 가장 순수한 내면을 자각하길 바라며 삶의 극적인 아름다움이 끝없이 오버랩되고 순환되길 원한다”라고도 했다.

전시 기획을 담당한 두호성 아트디렉터
해당 전시는 김정우 ㈜이노필텍 대표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이노필텍은 탈취 필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실내 환경 개선과 발전과 메세나 활동을 비롯한 사회적 기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SG경영 실천기업으로서 ‘환경’이라는 전시회 테마, 키워드를 제시해주기도 했다. 구 작가는 이노필텍 측과 전시회의 전체적인 기획을 담당한 아트디렉터 두호성 작가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해당 전시회는 1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르떼숲’에서 열린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라이프